3월14일 해석 (5)

조회 수 1410 추천 수 36 2007.03.14 07:54:28
2007년 3월14일 해석 (5)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아니하시고 다만 혼자 계실 때에 그 제자들에게 모든 것을 해석하시더라.(막 4:34)

다음과 같은 시를 읽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책상 위에서 연필이 구른다
거기 소리가 있다네  
거기 우주가 있네
거기 빛이.

그냥 제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인 겁니다. 어쨌든지 그런 문장이 우리 앞에 있다고 합시다. 그걸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며칠 전에 실제로 저는 연필을 손에서 떨어뜨린 적이 있습니다. 연필이 때구르 하고 소리를 내며 굴러가더군요. 그날따라 그 소리가 왜 그렇게 신기하게 들렸는지 모릅니다. 연필은 볼펜이나 만년필과는 다른 소리가 납니다. 그 소리를 듣고 저는 “빛이여, 있으라!” 하던 창조자 하나님의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태초에 소리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소리가 있다는 사실과 없다는 사실 사이에는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심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연필 구르는 소리는 그것만이 아니라 제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연필 따먹기 하던 기억도 되살렸습니다. 40 여전 전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바로 오늘 연필 굴러가는 그 소리와 함께 있었습니다.
공연히 말이 다른 데로 흘렀군요. 저의 이런 느낌, 상상력이 종합적으로 표출된 위의 시구를 다른 사람이 읽었을 때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런 것이 없으면 해석은 불가능합니다. 기본적으로 성서를 비롯한 모든 텍스트는 그것이 나오게 된 시원적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텍스트를 통해서 그곳에 닿으려는 겁니다. 그것이 해석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성서해석에서 성령의 조명이 가장 본질적이라는 칼빈의 주장은 옳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시원적 경험은 바로 진리의 영이며, 창조의 영이신 성령과의 소통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해석은 곧 성령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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