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17일 모세오경
선생님이여 모세가 우리에게 써 주기를 어떤 사람의 형이 자식이 없이 아내를 두고 죽으면 그 동생이 그 아내를 취하여 형을 위하여 상속자를 세울지니라 하였나이다.(12:18)
사두개인들의 본격적인 질문이 이제 시작됩니다. 그들은 모세의 율법을 인용했습니다. 신명기 25:5절 이하의 내용입니다. 오늘 우리의 시각으로는 좀 따라가기 힘든 건데, 어쨌든 재미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내일 살펴보기로 하고, 오늘은 모세의 율법, 즉 모세오경 자체에 대해서 잠시 짚겠습니다.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는 보통 모세오경이라고 불리고, 토라라고도 불립니다. 이 다섯 권의 책이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참고적으로, 예언서는 그 다음의 권위를 갖고 있으며, 성문서는 훨씬 후대에 성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모세오경은 이스라엘의 신앙을 규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성서입니다.
모세오경의 집필자는 이름 그대로 모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서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가 이뤄진 이후로는 아무도 그것을 모세가 직접 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세가 죽었다는 기록도 있고, 모세가 생존해 있던 시대보다 훨씬 후대에 속한 사건이나 풍속들이 나온다는 사실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세오경의 저자가 누구냐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고대 문서는 오랜 시간동안 구전의 시기를 거쳤기 때문에 저자의 역사적 근거를 찾을 수 없습니다. 둘째, 구약도 다른 고문서들과 마찬가지로 과거 역사에 대한 실증적 보도라기보다는 현재적 해석의 성격이 강합니다. 셋째, 모세오경은 모세의 권위를 내세우려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선택과 그의 계시를 말하고 있습니다.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세오경은 역사를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계시로서 부족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제 생각은 반대입니다.
대를 이어서 구전이 되고
여러 신앙의 선현들의 손과 땀과 생각(사유)을 거쳐서
그들의 초월적 하나님 경험이 주관적인 것을 넘어설 수 있을 때
그 때야 진정한 말씀으로서 권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성경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인 줄 아는 사람에게는
모세가 쓴 것이 아니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언제까지 아기가 배꼽에서 나오는 줄로만 알고 있을 수는 없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