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해체 주장에 부쳐

조회 수 2512 추천 수 0 2011.04.07 23:21:09

     최근 기독교계에서 ‘한기총’ 해체 논의가 초미의 이슈라는 소식을 그대는 알고 있으신지. 한기총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약자요. 한기총은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구로 알려져 있소. 이게 한국기독교의 현주소이고, 비극적인 현실이기도 하오. 원래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공식적인 기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로, 약칭 ‘교회협’이오. 영어 명칭은 ‘The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이고, 보통 약칭으로 이니셜을 따서 NCCK라고 부르오. 교회협은 세계교회협의회(WCC)와 깊이 연대하면서 교회 운동과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소. 교회협은 1970-1980년대에 인권, 민주화, 통일 운동에 매진했소. 북한의 교회를 대표하는 북조선 그리스도교 연맹과 꾸준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지금도 그렇소.

     진보적인 색채를 띤 교회협을 불편하게 여긴 보수주의 교회와 목회자들이 1989년에 모임을 꾸렸는데, 그것이 한기총의 시작이오. 교회협보다 40년 정도 늦게 시작되었지만 대형교회가 주축이 된 까닭으로 빠른 시일에 세력을 크게 확장시켰소. 특히 신자유주의가 시대정신으로 자리하는 금세기 전환기에 교회협은 점점 힘을 잃었고,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자리를 확실하게 장악했소. 역사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겠소.

     한기총 해체라는 목소리가 나오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대표회장의 돈선거가 밝혀진 것이오. 들리는 말로는 10억, 20억원을 사용했다고 하오. 그런 돈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알 수가 없소. 지인이나 교회 신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주었는지, 아니면 개인 돈인지 잘 모르겠소. 돈 선거에 대한 소문은 진작부터 돌았지만 쉬쉬하다가 전임회장과 후임회장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옥신각신 하다가 불거지게 되었소. 천문학적 돈을 모을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을 선거비용으로 쓴다는 것은 마틴 루터 시대의 성직매매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은 교회 부패의 표본이오.

     참다못한 분들이 한기총 해체를 주장하게 되었소. 거기에는 손 아무개 교수 장로님이 앞장을 서셨소. 의식 있는 기독교계 인사라고 한다면 누구나 이 주장에 동의할 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에게는 이런 주장이 좀 뜬금없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는 거요. 해체 주장 자체가 잘못이라는 말이 아니라, 왜 이제야 그런 말을 하는가 하는 거요. 만시지탄이오. 한참 곪을 대로 곪은 뒤에 해체라니, 사후약방문 격이오. 더구나 한기총의 본질에 대한 문제보다는 현상에만 집중하는 것이 표피적이라는 느낌이 드오. 한기총을 주도하는 분들의 신앙은 근본주의와 성서문자주의로 요약될 수 있소. 정치적으로는 늘 보수 우익, 상당한 경우에는 극우적인 입장을 보이셨소. 노무현 정부 당시에 시청 앞에서 툭하면 김정일 반대, 북핵 반대, 친북 정권 반대 집회를 열면서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위한 기도를 하곤 했소.

     한기총이 공식적으로 보인 비복음적인 행태를 두 가지만 들겠소. 하나는 군대체복무입법 반대 운동이오. 나는 그 소식을 듣고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소.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는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주장을 하는지 답답하기 그지없었소. 내가 보기에 이것은 돈선거보다더 더 질이 나쁜 행동이오. 다른 하나는 사학법 문제요. 한기총은 사학의 이사회에 학교 운영위원에서 추천한 인사 중에 한 사람을 넣기로 하는 사학법 개정을 목숨을 걸고 반대했소. 한국을 대표하는 어느 교회의 예배실에서 단체로 삭발까지 했소. 기득권 지키기의 전형이라 할 이런 행동도 돈선거 못지않게 부정한 일이오. 천주교 주교단과 불교가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4대강 토목건설에 대해서 한기총은 아무 소리도 하지 않소. 모르긴 몰라도 기자회견을 했다면 오히려 찬성한다는 주장을 했을 거요.

     한기총 해체를 주장하는 분들이 이런 문제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잘 모르겠소. 더구나 한기총 해체 이후의 대안은 무엇인지 모르겠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세계교회와의 관계라는 차원에서 보면 당연히 교회협이 적법한 기구요. 한기총을 해체해야 한다면 한국교회의 힘을 당연히 교회협으로 모아야 하는 것 아니겠소? 한기총 해체를 주장하는 분들이 교회협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체적인 맥락을 전혀 모른다는 뜻이오. 오해는 마시오. 한기총 해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오. 문제의 근본을 정확하게 짚어야 한다는 뜻이오. 그리고 실제로 한기총은 해체되지 않을 거요. 한기총은 한국의 재벌과 같아서 여기저기 딸린 식구들이 많고, 대통령을 무릎 꿇릴 정도로 힘도 있소.  


profile

[레벨:14]저별과 달

2011.04.08 01:07:47

저는 손봉호 교수께서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온

한기총 해체 운동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사실 한기총과 같은 보수 진영의 손봉호 교수가 이런 결심을 했다는 자체 만으로도 큰일을 하고 있다고

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손봉호 교수는 오래전 부터 올바른 기독교 신앙생활을 위해서 고민해온 분 같더군요..

한국 기독교가 역사상 가장 타락 했다고 얼마전에 말하였습니다.

한기총과 한국 기독교의 타락에 경종을 울리는 어떤 운동을 진작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한기총 해체 운동을 정당화 할수 있는  증거가 나타나게되어

 본격적으로 한기총 해체 운동에 나서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오늘 mbc 뉴스에서도 한기총에 소속된 각 교단들이 탈퇴의 움직임을 보인다는

뉴스 자막을 보았습니다.

통합측  몇몇 노회들이 지금 탈퇴를 선언한것 같습니다.

11일 날 연동교회에서 통합측이 총회 이름으로 한기총 탈퇴에 관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하는군요.. 

아뭏튼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되는 사건인것 같습니다.

[레벨:16]맑은그늘

2011.04.08 01:11:41

저별과 달님.

안녕하세요.

부산에 사시죠?

제가 부산에 갈 일이 있을 때, 만날 수 있을까요?

profile

[레벨:14]저별과 달

2011.04.08 01:14:26

맑은 그늘님 오랫만입니다^^

부산에 오시게 되면 연락 한번 주세요

저의 전화번호 회원 정보란에 있습니다..

[레벨:16]맑은그늘

2011.04.08 01:24:49

아...바로 댓글이 달리는 것보니.. 아직 주무시지 않으셨네요. ㅎ

제가 여름는 정기적으로 부산에 일주일정도 휴가차원에으로 가거든요.

안 그래도 저 달님 한번 뵐까 생각했었는데...

제가 가는 곳은 해운대 근처에요.

잘 아시는 곳이죠?

이번에 한번 뵙도록 하죠.

제가 갈 때 쯤 연락할게요. ^^

만날  때까지 좋은 만남 있으시길...

[레벨:12]삼송

2011.04.08 07:51:30

목사님 말씀은 옿은 지적이십니다. 다만 몇가지 반론이 아니라 동일선상에 보자면요

손봉호 장로님의 말씀은 바른 지적이셨고 늦은 감이 있지만 교계내에서 반감보다는 공감이 많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군대체입법문제는 진보진영이라는 교회협내에서도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예전에 이회창씨가   대통령후보로 나왔을때부터 군문제에 관한한 진보진영이라고 할수 있는 교회협 어르신들이 보수측보다는  군문제에 대해서는 더 보수적이였던 것은 다아는 사실이죠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기독교적인 관점보다는 정치적 지지 성향이 많이 좌지우지 하는 듯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교회내 진보진영이나 보수진영인 한기총이나 똑같이 비판받아야 할 사항같습니다.

돈 선거 문제는 한기총 뿐만 아니라 진보진영인 교회협 이나 동일지지 교단내에서도  매년 불거지는 현상 같습니다. 

이런 문제를 없애는 방법은  총회장선거 자체를 없애야 할것입니다.

아무튼 한기총은 해체 되어야만 합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1.04.08 10:31:03

삼송 님,

총회장, 대표회장 선거 자체를 없애자는 의견에 한표 붙입니다.

대안은 차츰 생각해보구요.

심지뽑기도 좋겠네요.

이미 그렇게 시도하는 교단도 있구요.

총회장과 대표회장이 명실상부하게 심부름 꾼의 역할만 하게 하면 될 텐데요. 음.

삼송 님이 오해한 부분이 있어서 말씀드리는데요.

군기피자와 양심적 거부자는 하늘과 땅처럼 다른 거랍니다.

이회창 씨 아들과 지금 정권의 중요인사들 및 자제들은 자의던 타의든 기피자들이고,

지금 군대거부 대신 감옥에 가 있는 이들은 양심적인 거부자들이랍니다.

이 문제는 사실 신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것이에요.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 하는 거지요.

이런 주제로 된 책과 논문도 많습니다.

교회협처럼 진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들에게도

권력 담론이 일어나고 있다는 말은 옳습니다.

그러나 돈하고는 좀 거리가 멀지요.

워낙 가난한 목회자들이 모이기 때문에 그럴 틈도 없어요. ㅎㅎ

이번 기회에 손 장로 님이 끝까지 밀어붙여서

뭔가 새로운 물꼬를 트셨으면 합니다.  

[레벨:12]삼송

2011.04.08 10:45:00

목사님! 제가 모르는 부분을 잘가르쳐 주셔서 감사하구요 목사님의 말씀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해서는 비무장으로 다른 분야에 복무를 시키면 될것 같은데요  정부나 군, 국민에게도  열린 사고가 필요하겠군요.   형평성의 문제가 있고 또 남북 대치 상황이 변수가 되겠습니다. 한기총은 통합측에서 탈퇴 움직임이 있다고 하는데요 전체흐름이 해체수순으로 갈것 같습니다. 희망이 있을 겁니다. 근데 교회가 하나로 되어야 하는데요 신학적 사상 불일치  또 전두환시절 안기부의 종교개입등으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요 하나로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북통일보다 더 힘들겠지만요 그리고  기존보수교단들이 자체 정화 운동이 먼저 일어나야 하겠고 돈에 대해 욕심이 없고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애쓰는  그날이 언젠가 올것입니다. 전체교인들중 10%정도의 깨어있는 신앙인이  있으면 개혁도 가능할텐데요 열심히 신학공부를 해야 되겠고 저도 다비아 운동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profile

[레벨:17]바우로

2011.04.08 10:32:02

4대강 개발 이야기를 하셨는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는 사대강 살리기라는 정부의 개발논리에 따라 역시나 찬성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는 생태운동가 최상석 신부님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평하는 등 반대하는 입장을보였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1028 6월23일 고귀한 낭비(10) [3] 2009-06-22 2487
1027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기도, 3월15일, 목 2012-03-15 2488
1026 청명 한식 file 2013-04-06 2488
1025 3월8일 깃들 곳 [16] 2007-03-08 2489
1024 몸의 속량 [4] 2015-05-26 2489
1023 팔복(24) 황제 숭배 2013-07-19 2490
1022 국익과 진실 사이에서 [8] 2010-11-19 2492
1021 11월11일 바리새인과 헤롯당 2006-11-11 2494
1020 12월26일 당신의 어머니 (4) [1] 2006-12-26 2495
1019 1월7일 예수의 가르침 (4) 2007-01-07 2496
1018 6월24일 ‘어록’6-3 [3] 2008-06-23 2496
1017 8월15일 대제사장 관저에서(1) [2] 2009-08-14 2496
1016 <더 리더> [2] 2010-10-28 2496
1015 삶(10) [2] 2013-09-25 2496
1014 비텐베르크 file [7] 2015-10-31 2498
1013 착각하지 말기 2011-05-20 2502
1012 하나님 나라(25)- 교회의 사명 2010-04-30 2503
1011 5월5일 혈루증을 앓던 여자 2007-05-05 2505
1010 1월23일 돌밭에 떨어진 씨 (1) [2] 2007-01-23 2506
1009 8월5일- 신성모독 (2) 2006-08-05 2507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