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예레미야

조회 수 2517 추천 수 0 2013.08.31 23:16:44

8월31일(토)

 

아, 예레미야

 

내일 설교 본문은

유대가 저 나락으로 떨어지던 시대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던 예레미야의 글이다.

우선 우리는 예레미야가 누군지를 알아야만

그 말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한 역사적 인물을 알려면

그 시대를 또한 알아야 한다.

기원전 7세기 제사장의 아들로 태어나서

고독하게 말씀을 전하던 예레미야는

도대체 무엇을 경험한 것일까?

그래서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은 상황에서도

말씀 선포를 포기하지 않은 것일까?

나는 그것이 정말 궁금하다.

 

예레미야는 불운한 선지자였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한 가지는 조국의 운명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는 것이다.

그 운명이 입 밖에 내기 힘든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불행을 먼저 안다는 것은 고통이 아니겠는가.

다른 한 가지는 아무도 자기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루살렘 주민들이 무식하거나 비열하거나

비인격적이어서 그런 게 아니다.

예레미야의 말에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같은 선지자로 활동하던 사람에게 비난을 받았으며

어떤 경우에는 살해의 위협도 받고

감옥에 갇히는 경우는 예레미야에게 예삿일이었다.

 

예레미야는 유대가 바벨론에 의해서 망하던 기원전 587년까지

40년에 걸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

예루살렘이 함락된 뒤에 대다수의 지도자들은

바벨론으로 포로가 되어 잡혀 갔지만

예레미야는 조국 땅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바벨론이 파송한 총독과의 관계가 그런대로 괜찮았기 때문이다.

조국에 남아서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

성경은 아무 말이 없다.

더 이상 말씀을 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국의 회생을 위해서 노력했지만

여러 가지 형편이 여의치 못해서 다 실패했다.

평범한 농부나 목자로 여생을 보낸 게 아닐까 추정된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소명을 받아서

60대 초반까지 그가 외친 설교만 남아 있다.

 

아, 예레미야!

눈물의 선지자로 별명이 붙은 그는

평소에 무엇을 생각했으며,

하나님을 어떻게 경험했고

무엇에 좌절하고 무슨 희망을 안고 살았나?

2천6백년 후 한반도 아래서

목사로 살고 있는 나는 그의 영성이 부럽다.


[레벨:18]天命

2013.09.02 17:32:57

예레미야의 때와 오늘 한국의 현실을 보면서 눈물이 납니다.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며 영원에 이어 사는 것은
역시 현실에서는 눈물과 좌절과 실패의 삶이 될 수밖에 없군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13.09.02 23:34:01

천명 님,
그렇지요?
인간의 실존을 죄로 규정하는 성서의 관점이 옳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을 정도로 죄의 기운이 강합니다.
서로를 파괴하고 결국 자기도 파괴하게 됩니다.
그런 것만 보면 절망할 수밖에 없지만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믿고 힘을 내야겠지요.
저도 요즘 예레미야를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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