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23일 당신의 어머니 (1)

무리가 예수를 둘러앉았다가 여짜오되, 보소서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찾나이다. (막 3:32)

제자들이 예수님에게 “당신의 어머니”가 밖에서 찾는다고 알렸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예수님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복음서기자들이 예수님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침묵하기 때문에 우리가 복음서에서 예수님과 마리아와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는 정보는 아주 미약합니다. 그리고 그것마저 예수님이 그리스도로 고백된 이후에 새롭게 정립된 진술들이기 때문에 거기서 우리가 예수님의 사적인 가족 이야기를 끌어낼 수는 없습니다. “예수 세미나” 그룹에서는 여러 방식을 통해서 그런 정보를 찾아내고 있는데, 그런 작업들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구체성을 드러내는데 약간의 참조 사항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심적인 역할을 하기는 힘듭니다. 이에 대한 논란은 많을 수 있습니다. 그냥 한 가지만 말한다면, 역사를 말할 때 실증으로만 해명할 수 없는 요소들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상식적인 차원에서라도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의 인간적인 관계를 늘 염두에 두는 것은 성서를 읽는 독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수님은 그 당시 모든 장남이 감당해야 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지고 있었겠지요. 말썽을 부리던 어린 시절의 예수님은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고, 때로는 엉덩이를 맞았을 겁니다. 사춘기에는 이유 없는 반항을 했을 것이고, 철이 들면서 어머니를 한 인격체로 생각했겠지요.
어머니 마리아에 대한 정신적 짐이 예수님에게 컸을 겁니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장남인 예수를 의지 삼아 살아오던 40 대 중반의 한 여인에 대한 예수님의 연민이 왜 없었겠습니까? 아무리 위대한 정신적인 스승이라고 하더라도 어머니가 없는 이는 없습니다. 마리아는 메시아인 예수님의 어머니입니다. 예수님에게 어머니가 계시다는 사실이 보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