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4일, 금
하나님에게 받아들여짐
일전에 지난 설교의 대글에서 ‘하나님에게 받아들여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자리에서 나는 간략하게 대답했다. 오늘 여기에 보충하겠다. 그 문제가 기독교 영성을 체험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성경의 언어는 사실적인 게 아니라 종교적인 거, 또는 시적인 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가 자주 말했지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같다. 손가락만 보면 평생을 가도 성경의 세계로 들어가지 못한다.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영적인 눈길을 돌려야 한다. 문제는 손가락에 눈이 가린다는 사실과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에서도 여전히 손가락과 비슷한 것을 기대한다는 사실이다. 손가락과 달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성경의 언어와 그 언어가 가리키는 대상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이건 말로 설명해도 전달이 되지 않는다. 본인이 이런 사태를 뚫고 들어가야 한다. H2O를 물 분자의 원소 기호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그걸 통해서 물리의 원리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H2O는 손가락이고 물리의 원리는 달이다.
하나님에게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개신교 신앙의 초석인 칭의와 연결된다. 칭의는 우리 스스로 의로워지는 게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고 인정받는 것이다. 예수를 믿으면 그것이 의로움의 기초가 된다. 이걸 아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 의로워지려고 노력하는 율법의 세계로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의가 덧입혀진다는 복음의 세계로 나간다. 거기서 참된 자유와 해방이 주어진다. 이런 기독교의 기초 교리만 정확하게 인식해도 우리는 하나님에게 받아들여진다는 게 무엇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