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7일 열두 제자 (8)

이 열둘을 세우셨으니 시몬에게는 베드로란 이름을 더하셨고.(막 3:16)

열두 제자 중에서 제일 처음으로 거명된 사람은 역시 시몬 베드로입니다. 원래의 이름은 시몬인데, 예수님이 ‘반석’이라는 뜻의 베드로라는 이름을 보태주었습니다. 마태복음의 전승에 따르면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하는 시몬의 신앙고백이 있을 후에 예수님이 그에게 이런 이름을 주셨다고 합니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라.”(마 16:18)는 예수님의 말씀은 로마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 사이에 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말씀에 근거해서 로마가톨릭은 베드로의 후계자인 로마 주교를 그리스도교 전체를 대표하는 교황이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교황을 정점으로 한 사제들이 교회를 구성하는 핵심적 요소입니다. 이에 반해 개신교회는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베드로라는 특정인이 아니라 그의 신앙고백을 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몬 베드로는 동생 안드레와 함께 고기를 잡다가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막 1:17)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나선 사람입니다. 그가 실제로 출가까지 했는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예수님 일행이 베드로의 집을 방문하기도 하고, 그곳에서 베드로의 장모를 치유한 걸 보면 예수님을 따라나섰으면서도 여전히 집과의 왕래가 없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시몬 베드로의 위상은 막강했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동생들이나 이방인의 사도로 불리던 바울도 그게 못지않았겠지만 예루살렘 원시 공동체에만 한정한다면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사람이 살기도 하고 죽기도 했으니까요. 열두 제자의 선두주자인 베드로와 그의 신앙은 말 그대로 그리스도교회의 반석임에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