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9월2일

조회 수 972 추천 수 0 2018.09.03 21:01:28

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201892, 창조절 1

 

1) 저는 보통 주일 오전 930분에 집에서 출발합니다. 교회 앞마당까지 45분 정도 걸립니다. 주일 오전에는 차량 통행이 적어서 수요일에 비해서 시간이 절약됩니다. 오늘은 교회 마당이 아니라 조금 못 미친 곳에 카니발을 주차했습니다. 대략 100미터 정도 전방입니다. 주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는 가게라서 차를 대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교회 근처에 있는 공간이 몇몇 있어서 편리합니다. 집사람과 함께 교회 마당에 들어서니 건물 현관문 바로 안쪽에 장 집사와 아들 성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마 지하 교회 문이 열리지 않았나 봅니다. 카니발 운전석 수납서랍에 들어있는 열쇄를 가지고 와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9월 예배 담당인 김 집사가 급히 들어와서 교회 문을 열었습니다. 이런 장면들이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이 짧은 풍경에 얼마나 많은 사연들이 들어있는지 상상이 갑니다. 장 집사는 매 주일 아들을 데리고 버스로 교회에 옵니다. 집이 좀 먼 편에 속합니다. 첫 주일에는 성찬식이 있으니 그 준비를 위해서 조금 더 일찍 옵니다. 9월 예배 담당 김 집사도 경상도 어느 타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교회를 향한 마음들이 뭉클하게 전달되는 주일 아침이었습니다.

 

2) 오늘 성찬식에 소요된 시간이 다른 때에 비해서 길다고 느껴졌습니다. 신자들이 많이 참석했기 때문이겠지요. 실제로는 길어봐야 큰 차이는 없었을 겁니다. 신자들이 더 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진행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지금은 모든 신자들에게 제가 직접 빵을 떼어주는데, 다른 대표 한 사람이 더 나와서 떼어주면 시간이 반으로 줄겠지요. 그 임계점은 성찬 참석 인원 100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찬식을 집행할 때마다 생각하는 것인데, 아직도 지구에서 빵의 질료인 밀과 쌀이, 그리고 포도주의 질료인 포도가 생산된다는 게 얼마나 신비하고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먹을거리들의 생산을 거룩한 마법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이 있어야 성찬의 근본 의미에 접속되는 게 아닐는지요.

 

3) 매월 첫 주일은 어린이 설교를 합니다. 어린이 설교에서 개념적인 이야기는 금물입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개념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주로 서신에 그런 이야기가 많습니다. 오늘 설교 본문인 야고보서도 그렇습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교는 철저하게 서사(내러티브) 형식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서사는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주로 들어있습니다. 서신을 본문으로 하더라도 어린이들에게는 그 내용을 서사로 바꿔서 전해야 합니다. 앞으로 가능하면 어린이 설교를 해야 하는 주일에는 복음서에서 설교 본문을 잡아야겠습니다.

 

4) 오늘 강대상에는 화분에 담긴 선인장이, 강단 바닥의 작은 받침대 위에는 해바라기가 놓여 있었습니다. 요즘 해바라기 철이 아닌데 어디서 왔는지,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진 집사 마당에는 요즘도 해바라기가 피어있다고 합니다. 돌멩이가 많은 위치에 뿌려진 씨가 늦게 발아하고 늦게 발육하는 바람에 지금도 남아 있다는 겁니다. 공부 좀 못하고, 지체에 장애가 있어도 모든 사람이 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것이라는 사실을 철지난 해바라기 꽃을 보면서 다시 생각했습니다.

 

5) 바르트 공부가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정 목사가 강독한 부분은 21성령을 믿습니다입니다. 한 문장만 소개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되셨다는 사실을 한번 깨달은 사람은 더 이상 비인간적으로 말하거나 행동할 수 없다.’(220). 한국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타종교 혐오와 동성애 혐오와 좌파 혐오 발언은 기독교 신앙이 없다는 증거인 셈입니다. 성령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에 머물거나 악령에 물들었다는 증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공부에 참여한 교우들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눈짐작으로 20여명 내외가 참석했고, 외부에서 오신 손님도 한 분 있었습니다.

 

6) 이번 수요일부터 2018년 후반기 수요공부가 시작됩니다. 이사야 36,37장입니다. 히스기야 왕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남유대의 왕인 히스기야의 재위 기간은 기원전 715-687년입니다. 기원전 701년에 아시리아 왕 산헤립의 공격을 받습니다. 우여곡절을 거쳐서 나라의 멸망만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히스기야는 믿음이 좋은 왕으로 알려졌습니다. 훗날 큰 병에 걸렸지만 하나님의 은총으로 15년을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왕하 18장 이하부터 히스기야 이야기가 나옵니다. 히스기야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 선지자는 이사야입니다. 이사야를 공부하고 싶은 분들은 수요일 오후 2시 시간 맞춰서 오십시오. 준비물은 성경과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입니다.

 

7) 지난 두 달 가까이 예배에 참석하던 이판남 님이 우리교회에 교인으로 등록했습니다. 정 목사가 현풍제일교회 1대 목사로 부임했을 때 중3 여학생이었는데, 지금은 사십대 후반입니다. 위로 딸과 아래로 아들을 두었습니다. 현재 달성군 유가면에서 살면서 스마트폰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교회에 다니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남편을 교회로 인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는 아들만 데리고 교회에 나오고 있습니다. 아들 이름은 예성, 딸 이름은 예인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8) 예배 참석인원: 90, 헌금: 1,4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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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3]하늘연어

2018.09.04 10:48:22

히스토리가 있는 새 교우 등록을 축복합니다.


기다림과 우연을 영화장면으로 묘사한 목사님의 표현이 봄 햇살처럼 따사롭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목사님과 성경공부를 늘 함께하는 대구샘터교회 교인들은, 참 복된 사람들이란 생각이 늘 떠나지 않습니다.

저도 멀리 떨어져는 있지만, 영적 교집합 속에 늘 함께 있습니다.


이 시대에, 지금의 한국 기독교 역사에 목사님과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제겐 복되고, 감사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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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8.09.05 21:14:12

놀랄만한 내용이 없이, 늘 그렇고 그런 주간일지를 즐겁게 읽어주시니, 고맙습니다.

이런 작업도 저의 경우에 '목사 구원'에 해당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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