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6일 안식일과 인자 (2)

조회 수 1560 추천 수 41 2006.10.16 23:35:19
2006년 10월16일 안식일과 인자 (2)

이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도 주인이니라. (막 2:28)

어제의 큐티에서 우리는 십자가와 부활의 실체가 역사 과정을 통해서 탈(脫)은폐되었으며, 그런 과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진리(알레테이아)는 그런 성격이 있습니다. 한번 드러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역사와 더불어 그 실체가 계속해서 드러납니다. 그래야만 진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도 역시 아직 완전하게 드러난 게 아닙니다. 이런 말이 조금 의아하게 생각되는 분들도 있겠군요.
다시 생각해 봅시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가 인간 구원의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처음에는 믿지 못하다가 먼 훗날 믿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 당시에 별로 믿을만한 사건이 못 되었다가 역사의 과정을 통해서 이제 믿을만한 사건으로 지양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왜 십자가가 바로 인간 구원의 유일한 길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한 해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유럽 신학이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인간의 죄를 용서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십자가라는 것이지만, 이런 대답은 인간을 죄인으로 보아야 한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죄의 용서가 바로 구원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당연한 이야기를 왜 하는가, 하고 불안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짧은 큐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죄 문제는 원래 성서의 중심교리가 아닙니다. 특히 복음서는 죄의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지 그것의 용서를 구원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대목이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구원의 일부이지 모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이 죄인들과 그대로 어울려서 사셨다는 사실이 이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반증입니다. 예수님이 죄를 간과하신 건 아니지만, 그런 인간을 현실적인 존재로 받아들이셨다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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