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4일 한적한 곳

조회 수 1880 추천 수 12 2007.07.14 09:27:48
2007년 7월14일  한적한 곳

이에 배를 타고 따로 한적한 곳에 갈쌔 (막 6:32)

휴식이 필요했던 예수님 일행은 배를 타고 한적한 곳으로 잠시 피했습니다. 밥 먹을 틈도 없이 바쁘게 돌아가던 그런 일상에서 이제 그런 것이 전혀 필요 없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아무리 영적으로 높은 경지에 올라선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역시 사람에게 시달리지 않는 자기 자신만의 시간과 장소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피신은 단순히 현장을 떠난다는 소극적인 의미가 아니며, 또는 사람들과의 만남 자체를 거부하는 퇴행도 아닙니다. 그들은 다시 돌아올 겁니다. 아니 돌아오기 위해서 피하는 중입니다.
오늘 목사들에게 이런 한적한 곳은 더 절실하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인적 자원이 풍부한 소수의 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회는 목사의 전적인 헌신을 요구합니다. 목회가 행사의 과부하에 걸려 있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목사는 그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지만 다른 대안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일과 함께 목회의 길을 갑니다. 그런 과정에 길들여지면 흡사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보듯이 그런 비참한 삶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면서 살게 됩니다.
이런 교회구조가 형성된 데에는 목사의 책임도 큽니다. 목사 스스로 그렇게 행사 중심의 목회를 이끌어갔으니까요. 신자들의 내적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신앙훈련이라는 명분으로 크고 작은 행사를 일 년 열두 달 계속 돌립니다. 이런 교회 구조에서는 두 종류의 신자밖에 버텨낼 수 없을 겁니다. 한 종류는 모든 삶을 오직 교회 행사에만 ‘올인’하는 사람들이며, 다른 한 종류는 교회공동체로부터 소외당하는 사람들이다.
교회는 세상의 ‘한적한 곳’으로 자리매김되어야 합니다. 참된, 즉 영적인 쉼이 샘솟는 곳으로 말입니다. 개인들도 나름으로 영적인 ‘한적한 곳’을 마련해야하지 않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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