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일 은폐와 노출(5)

조회 수 1695 추천 수 3 2008.02.01 23:55:18
2008년 2월2일 은폐와 노출(5)

예수께서 일어나사 거기를 떠나 두로 지방으로 가서 한 집에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하시려 하나 숨길 수 없더라. (막 7:23)

유대교 신자들은 우리가 오늘 메시아로 믿고 있는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유대교인들과 우리 기독교인들이 구약성서를 똑같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예수님의 정체에 대해서 서로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초기 기독교인들에게 성서는 오직 구약뿐이었습니다. 그들은 유대교가 경전으로 결정한 그것을 아무 수정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구약에 근거해서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는 반면에 유대교인들은 똑같이 구약에 근거해서 예수님을 단순히 예언자로만 인정할 뿐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들의 주장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건 아닙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메시아라고 한다면 그에 합당한 일들이 일어나야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오시기 전이나 오신 후나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고난 받는 사람들은 여전히 고난 받습니다. 선천적으로 장애로 태어나는 사람은 예수님 이전이나 이후나 다를 바가 하나도 없습니다. 메시아가 오셨는데도 이 세상이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 엄정한 사실 앞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메시아 은폐성이 바로 그 대답입니다. 예순님이 메시아라는 사실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지 않고 속으로 숨어 있습니다. 누구나 확연하게 아는 방식이 아니라 특별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선택된 사람들에게 나타납니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만이 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일부에게만 드러나는 것이라면 진리가 아니지 않느냐 하는 말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진리는 보편적이긴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특수하게 나타납니다. 진리는 노출이면서 동시에 은폐라는 뜻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에게서 메시아 은폐성을 발견할 사람들입니다.

[레벨:5]희락당

2008.02.02 01:51:32

목사님, 예수님에게서 메시아 은폐성을 진짜 발견한 것과 발견했다고 우기는 것과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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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캔디

2008.02.02 07:57:07

목사님 마지막 구절에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에게서 메시아 은폐성을 발견할 사람들입니다
발견할이 맞는지요? 혹 발견한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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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2.02 09:22:46

희락당 님,
그걸 완벽하게 구별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지난 2천년 기독교 역사와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토대에서
그 윤곽을 찾아나갈 뿐이지요.
이런 점에서 이단논쟁은 필요한 겁니다.

캔디 님,
발견'한'이 맞겠군요.
그러나 발견'할'도 완전히 틀리는 건 아니랍니다.
오늘 우리가 그 은폐성을 완전히 아는 게 아니며
앞으로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의 문맥으로만 보면 '한'이 낫습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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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2]자유의꿈

2008.02.02 10:21:18

메시아 은폐성을 발견하는 것, 들을 귀를 가지는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총일까요?
예수님에게서 메시아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은 전적인 개인의 책임일까요?
은폐성을 발견한 특별한 사람과 선택된 사람은 모두 하나님을 받아들일까요?
하나님의 은총은 열려있는데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하는 사실을 보며...
하나님은 이러한 은폐성을 통해 세상을 구원하실 어떤 계획을 가지신 걸까요?
(논점이 좀 빗겨가 구원론으로 확대된 것 같아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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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2.02 17:06:02

자유의꿈 님,
논점이 빗나간 게 아닙니다.
하나의 논점에서 다른 논점으로 자리를 옮길 줄 알아야만
신학적 사유가 가능하고, 발전합니다.
기독교 신앙의 논점은 다른 논점과 단절된 게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거든요.
그걸 창조적으로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신학자입니다.
그건 그렇고요.
하나님이 메시아 은폐성으로 세상을 구원하신다는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메시아 성의 신학적 성격을 말하는 것뿐이지요.
그리고 은폐성을 안다는 표현도 정확한 건 아니에요.
내가 그렇게 표현한 적이 있을지는 모르지만요.
메시아 은폐성이라는 현실을 파악한다고 해야 옳습니다.
은폐성 자체를 파고 들어가서 그 내용을 안다는 게 아니라
메시아가 은폐의 방식으로 계시한다는 사실을 파악한다는 뜻이에요.
어쨌든지 하나님의 계시를 이해하는 것은,
즉 우리의 신앙적 인식은 분명히 하나님의 은총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서로 모순되는 것 같은 두 명제가 기독교 신앙 안에서
어떤 진리를 가리키기 위해서 결합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하나님의 은총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믿음 없음이 우리의 책임인 것처럼이요.
우리의 구원이 하나님의 선택과 유기에 온전히 달려 있지만
동시에 우리의 구원 못받음이 우리의 책임인 것처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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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2]자유의꿈

2008.02.03 02:02:47

정목사님, 답변 감사합니다.

이곳이 짧은 묵상을 나누는 곳이라서 논점를 확대시키는 데 좀 부담감이 있습니다.
그런 부담감 때문인지 소심함 때문인지 제가 봐도 제 표현이 정확하지 못했네요.
아마도 이런 신학/인문학적 글쓰기의 훈련이 아직 되지 않아서이겠지요.

"우리의 믿음이 하나님의 은총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믿음 없음이 우리의 책임"이라는 것이
우리의 믿음의 필요조건이 하나님의 은총이며, 우리가 믿음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의지를 주신 것도 하나님의 은총이나 믿음의 선택은 우리의 책임이라는 것이라면
전통적인 믿음(구원)에 대한 이해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칼빈의 예정론은 예정된 자의 선택가능성(책임)도 부인하나요?)

사실 저는 조금 다른 포인트에서 질문을 드리고 싶었는데 좀 어정쩡했구요...
목사님께서 계속 은폐성에 대해 묵상글을 주고 계시니 좀더 적확하게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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