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0일 귀신 들린 딸의 어머니

조회 수 2722 추천 수 8 2008.02.09 22:56:37
2008년 2월10일 귀신 들린 딸의 어머니

그 여자는 헬라인이요, 수로보니게 족속이라. 자기 딸에게서 귀신 쫓아내 주시기를 간구하거늘 (막 7:26)

마가복음 기자는 예수님의 발아래 엎드린 여자를 헬라인이요, 수로보니게 족속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방인인데다가 여자라고 한다면 완전히 무시해도 좋을 대상입니다. 성서기자는 이런 진술을 통해서 예수의 복음이 이방인에게까지 이른다는 사실을 암시하려는 것이겠지요. 약간 다른 시각으로 이 여자를 보십시오.
이 여자는 자기의 정체를 헬라인, 수로보니게 족속, 여자라는 사실보다는 귀신 들린 딸의 어머니라는 사실에 두었을 겁니다. 이 세상의 남자는 죽었다 깨도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자식을 배속에 열 달 가까이 품은 경험은 아무나 흉내 낼 수 없습니다. 열 달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아이가 세상에 나와서 몇 년 동안은 거의 한 몸처럼 지내야 합니다. 젖을 빨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신 적이 있지요? 아무런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녀의 관심은 오직 자기의 젖을 빠는 아이에게만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발아래 엎드린 여자는 귀신 들린 딸의 어머니였습니다. 아무도 그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녀의 영혼은 오직 그 한 가지 사실에 멈춰 있습니다. 딸의 몸속에 들어온 귀신을 내쫓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녀는 무슨 일이든지 했을 겁니다. 그녀는 그 어떤 일이나 상황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겠지요. 그런 마음으로 그녀는 이방인을 무시하는 유대인을 찾아왔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신앙적 태도는 귀신 들린 딸을 가진 어머니의 그것입니다. 활을 쏘는 자의 시선이 과녁에만 맞추어지듯이 우리의 영적 시선이 하나님에게만 맞추어지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우리 신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지 걱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귀신 들린 딸을 가진 어머니가 외모나 체면에 신경 쓰지 않듯이 말입니다.

[레벨:3]가온

2008.02.13 15:42:36

그렇다면 왜 예수님은 그런 어머니에게 개라고 했을까요? 이 본문을 이해하려면 바로 이 점을 똑바로 직시해야 합니다. 아무 이유 없이 개라고 할 주님이 아닙니다. 그녀는 수로보니게 여인이자, 헬라인이었습니다. 수로보니게는 시리아의 페니키아 즉 두로 위 쪽에 있는 상업과 교역이 발달한 어느 항구도시를 의미합니다. 거기에다 그녀가 사는 지역이 헬라 곧 그리스 지역이 아님에도 그녀를 헬라 사람이라고 했으니 그녀는 그리스 시민권을 획득한 굉장히 성공지향적인 인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그녀가 딸에게 요구하는 것이 작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본문 바로 전에 더러운 것과 귀신과의 연관성을 엿보게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온갖 더러운 것은 마음에서 나오고 그것이 곧 귀신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마음이 더러운 엄마가 딸에게서 귀신을 보는 겁니다. 자신의 성취욕에 저항하는 딸을 더러운 귀신들린 것으로 치부하고 자신에게 복종시킬 것을 목표로 예수님을 찾은 겁니다. 그래서 주님이 딸이 문제가 아니라 네가 문제라는 의미로 개라고 하신 겁니다. 그랬더니 그녀가 이 말을 듣고 주제 파악이 되었고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게 됩니다. 나중에 주님은 그녀에게 "네가 이 말을 했으니... " 이렇게 말을 합니다. 즉 네가 스스로를 자각했으니 즉 문제가 네 딸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너에게 있음을 알았으니 이제 네 딸에게서 귀신이 나갔느니라고 선언합니다. 표준 새번역에는 이미 (원래) 딸에게는 귀신이 나가고 없더라고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원래 딸에게는 귀신이 없었다는 겁니다. 이 본문은 딸이 구원 받는 장면이 아니라 어머니가 구원 받는 장면입니다. 돼지에게는 먹는 것이 보이고 예술가에게는 작품이 보이는 법입니다. 마음이 더러운 어머니에게 딸이 문제아로 보이고 귀신들린 것으로 보였을 뿐입니다. 문제아는 없습니다. 문제 가정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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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2.13 23:22:10

가온 님,
이 성구묵상 코너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좋은 말씀을 주신 걸 고맙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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