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7일 패러독스(3)

조회 수 1472 추천 수 6 2008.01.16 23:15:41
2008년 1월17일 패러독스(3)

사람 안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하시고 (막 7:165)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람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는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뒤집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외부의 환경조건이 자신의 운명을 지배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가문과 우수한 두뇌와 수려한 외모를 갖고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이런 조건이 없는 사람은 그것을 얻으려고 하고, 주어진 사람은 그것을 유지하거나 확대 재생산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이 현실에서 얻은 이런 경험이 우리의 삶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습니다.
지금 예수님과 충돌하고 있는 바리새인들은 종교적인 차원에서 이런 경험을 공고히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향해서 문제의 초점을 다른 데서 찾으라고 지시하십니다. 외부적인 환경조건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상태가 그것입니다.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정결의식이 아니라 내면의 정신이 인간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입니다. 종교적 관심을 외부로부터 내부로 바꾸라는 요청입니다.
이런 요청을 알아듣고 따라가기가 사실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내면의 세계로 궁극적인 관심을 돌리는 게 무엇인지 알지도 못합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런 내면의 세계는 별로 재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자기를 확대해나가는 방식으로만 삶을 경험했기 때문에 내면이 무엇인지 생각하지도 않았고, 들어도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합니다. 마치 바람기 많은 사람에게 가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내면의 세계로 돌아선다는 것이 밖과의 연대를 완전히 끊고 개인에게만 몰두하라는 말씀이 결코 아닙니다. 내면의 심층은 바로 영의 자리입니다. 우리 영혼이 숨 쉬는 곳입니다. 영혼의 숨을 쉴 줄 아는 사람은 타인과 진정한 의미에서 연대합니다.

profile

[레벨:11]이방인

2008.01.17 08:38:09

내면의 심층은 바로 영의 자리이고 우리 영혼이 숨쉬는 곳이며 영혼의 숨을 쉴 줄 아는 사람이 타인과 진정한 의미에서 연대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깊게 다가옵니다.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8.01.17 10:50:29

이방인 님,
아이콘이 장미에요?
어째 닉네임과 아이콘이 따로 노는 것 같네요.
그래서 이방인인가?
그러고 보니 딱 어울리는 것 같군요.
성서가 말하는 영(루아흐, 프뉴마)은
우리가 생명의 깊이에서 경험하는 창조의 힘이랍니다.
그 창조는 종말에 완성되기에
우리는 아직 그 영의 실체를 말할 수 없겠지요.
그러나 어떤 부분은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좋은 하루!

[레벨:8]Himalaya

2008.01.17 23:35:54

'내면의 세계로 돌아선다는 것이
밖과의 연대를 완전히 끊고 개인에게만 몰두하라는 말씀이 결코 아닙니다'

저금 실제적인 질문(불평?)을 드리겠습니다.
무슨일을 하든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내면을 가꾸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직업의 영역에 종사하면서
그 일을 하는 가운데서도,
흔히 말하는 '일상의 삶' 가운데서도
영의 세계의 의미를 발견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만
시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분산되는 것은 어쩔수 가 없는것 같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핑계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주 내공이 많이 쌓이지 않은 탓으로
헉헉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가 시간이 나면 혼자있는 시간으로 갖는 쪽으로 흘러가고
다른 사람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가 어려워 지는군요.
본성적으로 내향적이기도 하구요.

개인의 내면에 몰두하지 않고
생명의 깊은 곳에 있는 창조의 힘을 경험할 수 있을지요...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8.01.18 09:45:04

히말라야 님,
저도 가능한 내 개인의 시간을 갖는데 힘을 쏟습니다.
위의 글에서 연대(솔리데리티)라는 말은
내 시간을 얼마나 많이 남에게 할애하는가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 운동에 어떻게 공동으로 참여하고 대처하느냐의 문제이겠지요.
교회공동체에 참여하는 것도 사실은 연대이지요.
자신의 내면이 충실하게 되면
흔들리지 않은 채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게 아닐는지요.
끝으로 하신 말씀인 "개인의 내면에..."에서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내면이라는 말은 반드시 혼자 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생명의 깊이와 조우하는 영적인 세계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것은 혼자 있거나 더불어 있거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주어지는 것이겠지요.
좋은 하루!

[레벨:2]둘로스

2008.01.18 13:56:38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니라."(롬 14:17)
는 말씀과도 연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외형과 결과 지상주의로 치닫는 물질적 세계관의 조류에 밀려 사역 또한 크면 정당화가 되고 당연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심력은 약해지고 영의 눈은 어두워져 있습니다.
오병이어의 떡을 먹고 배부른 자들에게 영의 양식인 생명의 떡을 이야기 했을 때 12제자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주님의 곁을 떠나갔습니다.(요 6:66, 이 중에 유다가 있었는 것이 신기하지만)
속도보다 멈춤과 묵상이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진리의 성령님께 우리의 마음을 모을 때 주님은 우리를 다스릴 것입니다.
성령님이시여 우리를 진리가운데로 이끄소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84 복음 (3) 3월25일 [1] 2006-03-26 4357
683 복음 (2), 3월24일 [2] 2006-03-24 4704
682 복음 (1), 3월23일 [6] 2006-03-23 4869
681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막1:1), 3월22일 [2] 2006-03-22 5132
680 예수 그리스도 (막 1:1), 3월21일 [4] 2006-03-21 5021
679 하나님의 아들(막 1:1), 3월20일 [9] 2006-03-20 6645
678 2월16일 언어장애 [3] 2008-02-15 1728
677 2월15일 다시 갈릴리 호수로! [1] 2008-02-14 2560
676 2월14일 귀신이 나갔더라. [6] 2008-02-13 1753
675 2월13일 돌아가라. [1] 2008-02-12 1694
674 2월12일 선(禪)문답 [1] 2008-02-12 1475
673 2월10일 귀신 들린 딸의 어머니 [2] 2008-02-09 2722
672 2월9일 악!(4) 2008-02-08 1424
671 2월8일 악!(3) 2008-02-07 1366
670 2월7일 악!(2) 2008-02-06 1533
669 2월6일 악!(1) 2008-02-05 1593
668 2월5일 게으른 영혼 [2] 2008-02-04 1573
667 2월4일 귀신 들린 딸 [7] 2008-02-03 2049
666 2월3일 은폐와 노출(6) [4] 2008-02-02 1733
665 2월2일 은폐와 노출(5) [6] 2008-02-01 1696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