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2일 깨끗한 음식

조회 수 1890 추천 수 9 2008.01.21 22:51:27
2008년 1월22일 깨끗한 음식

이는 마음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배로 들어가 뒤로 나감이라. 이러므로 모든 음식물을 깨끗하다 하시니라. (막 7:19)

사람들은 정한 음식과 부정한 음식을 구분하는 데 온 신경을 썼지만, 예수님은 그런 생각 자체를 해체하십니다. 모든 음식은 깨끗하다고 말입니다. 이것은 이미 15절에서 주신 말씀인데, 19절에서 다시 반복됩니다. 제자들의 질문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면 글의 긴장감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런 글쓰기의 문제를 모를 까닭이 없는 마가복음 기자가 이렇게 반복하고 있는 이유는 이 문제가 초기 기독교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다루어졌기 때문인지 모르겠군요. 유대교의 정결의식을 넘어선 복음을 추구하는데도 불구하고 마가 공동체에 이런 정결의식과 연관된 율법적인 요소가 남아있었다는 말이겠지요.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고 말씀하시는 주님은 음식이 우리 몸을 통과하는 과정을 그림처럼 설명하는 것으로 그 의미를 명료하게 합니다. 음식은 배로 들어가 뒤로 나간다고 말입니다. 그렇군요. 이 말씀은 모든 음식이 깨끗하다는 사실에 초점이 놓인 게 아니라 들어왔다가 결국 나간다는 그 사실에 초점이 놓인 것 같습니다. 유대인의 아들인 예수님이 돼지고기가 부정하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그런 종교적 관습을 포기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예수님은 아무리 부정한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잠시 우리 몸에 머물렀다가 나가고 마는 것이니까 결정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보신 겁니다.
이 대목에서 “마음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를 주목해야 합니다. 음식이 우리 마음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아무리 부정한 음식이라 하더라도 마음을 더럽히지는 못합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예수님은 율법을 겉모양에서 속마음의 차원으로 돌려놓는 중입니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신앙의 본질이라는 뜻으로 새길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음식은 음식이고, 마음을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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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1.21 22:54:12

저는 내일 아침 일찍 제주도에 갑니다.
2박3일 머물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매일 묵상을 며칠 동안 쓰지 못할 것 같군요.
제주도에서 다비아에 접속할 기회가 올지 잘 모르겠군요.
좋은 밤.

[레벨:3]가온

2008.02.13 16:19:56

탐욕으로 먹는 음식은 몸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맘에도 갑니다. 현대인에게는 탐식이 큰 걸림돌입니다. 그러나 본문에서 말씀하시는 바는 이렇게 이해가 됩니다. 절박하게 먹는 문제로 고심해야 했던 당시 민중들의 상황을 생각하면 이 음식 저 음식 가리는 것이 오히려 가난했던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삶과 유리된 정결의식을 배격하고자 함이 오늘 본문의 숨겨진 배경인 듯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에는 또 다른 영적인 비밀이 숨겨 있습니다. 사실 음식을 향한 우리의 태도가 결국 삶을 향한 태도와 다르지 않지요. 음식에 마음을 빼앗기면 다른 것에도 마음을 빼앗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자기 마음을 그 어떤 것에 빼앗기지 않아야 하나님의 자녀답게 제대로 사는 것이 아닐까요? 정결의식의 본질은 음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이지요. 음식으로 정결의식을 행했던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살펴볼 것이 있습니다. 소위 정결의식의 기준이 깨끗함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 중요한 것은 깨끗함과 더러움이 상대적 개념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쓰레기통 속의 음식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생명줄이 될 수도 있고 반면에 전혀 손대지 않았어도 정갈하지 않게 차려진 음식은 어떤 특별한 사람에게는 더럽게 보일 수도 있는 겁니다. 깨끗함과 더러움이란 이렇듯 매우 주관적이며 상대적입니다. 하지만 하늘이 보는 기준은 이와 다릅니다. 하늘은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깨끗하다 하십니다. 우리도 절대적 세계에 눈을 뜨고 나면 깨끗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으니 이는 무엇과 비교한 깨끗함이 아닙니다. 이런 깨끗함은 그것을 그 자체로 본 그런 상태를 말함이니 이런 눈으로 음식을 대하면 어떤 것도 다 거룩하다는 겁니다. 주님은 당신의 제자들이 이런 눈으로 음식을 대하고 먹고 살기를 바랐던 겁니다. 모든 것을 거룩하다, 감사하다, 이렇게 받기를 바랐던 겁니다.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도 지상 최고의 음식을 만나 그것으로 감사의 삶을 누리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제가 이해한 본문 말씀입니다.

[레벨:0]엉클캐빈

2008.01.22 11:33:03

참으로 쉽지않은 삶의 태도인 것 같습니다. 이미 우리 안에는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의 기준이 어렸을 때부터 철옹성과 같이 세워져 있어 그것을 깨기가 도무지 쉽지 않게 느껴집니다. 허리가 90도 가까이 구부러진 채로 폐지를 줍는 할머니에게 주머니 속 지폐 몇장 건넬 수는 있지만... 그분의 손을 꼭 잡아드릴 수는 없는 안타까운 인생입니다. 이런 제 인생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레벨:29]무위

2008.01.22 15:10:01

목사님, 제주도에 잘 다녀오세요.^^
마음 닦기에 애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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