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6일 버림과 지킴

조회 수 1837 추천 수 10 2007.12.25 22:34:00
2007년 12월26일 버림과 지킴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느니라. (막 7:8)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밥을 먹는 걸 보고 트집을 잡던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에게 예수님은 앞에서 우리가 여러 번에 걸쳐서 묵상을 나누었던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한 후 이렇게 정곡을 찔러 말씀하십니다. 당신들은 하나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이 말을 들은 바리새인들은 아마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그들은 자신들이야말로 하나님의 계명을 가장 바르게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거든요. 이런 게 바로 인간의 근본적인 한계입니다. 인간은 가장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그것을 결과적으로 가장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건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나타납니다. 우리가 자식에게 모든 정성을 쏟기는 하지만 그게 과연 자식을 위한 일인지 확신하기 힘듭니다. 애국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나라를 파괴하는 행태가 자주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리가 교회에 지극정성을 쏟고 있지만 그것이 결국은 교회를 허무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이런 일이 교회에서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제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 이유는 여러 가지이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사람의 전통이 자신들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것입니다. 장로의 전통이 노골적으로 사람들의 이득을 추구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서 그렇게 될 가능성은 아주 높습니다.
교회당을 건축하면서 신자들이 인근 주민들과 싸우는 경우가 제법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집을 짓는다는 명분으로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을 사탄으로 간주합니다. 이런 행태는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주님의 계명을 버리고, 교회당을 건축해야 한다는 사람들의 요구를 집착하는 한 예입니다.

[레벨:0]엉클캐빈

2007.12.26 16:18:40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좀더 잘 해보자는 심정으로 세웠던 규칙과 제도가 올무가 되는 것을 많이 봅니다. 교회 안에서 특히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을 읽으면서 교회의 몇몇 목사님들... 장로님들,,, 집사님들이 생각납니다.. '그 양반들이 이 글을 읽어야 하는데.....'하면서요. 허나 이 말씀은 다른 사람을 재라고 하신 말씀이 아닌줄 알아서 곧..그 마음을 접습니다. 제 안에 있는 들보를 보고 그것을 없애도록 노력하는 한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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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2]정수학

2007.12.27 01:15:43

교회 건축에 관한 이야기라면 저도 15년간 교회건축 일에 종사했던 사람으로 목사님이 말씀하신 그런 예가 너무 많았습니다. 그때는 저도 그렇게해서라도 아니 회유를 해서라도 해결해야 만 했던 과거에 어리석음이 있었지요. 새삼 과거의 나의 모자람이 말씀을 통해 재조명 되고 되새기는 깨달음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레벨:2]둘로스

2007.12.30 14:00:27

(손씻음에 대하여) 손을 씻는 행위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손씻는 이유와 목적을 잃어버린 것이라 생각됩니다. 왜 손을 씻어야 할까요? 빌라도의 손을 씻음과 동일한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죄와 부정과 관련된 정결예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손을 씻는 것 자체가 경건한 모습으로 보여지고 죄와 부정에 대하여는 무감각해 짐으로 은혜를 구하는 수단이 교만과 자랑, 외식으로 전락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즉, 내면의 정결과 거룩을 위한 경건예식이 인간 본성적인 자기 의를 추구하는 종교의 틀이 된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하는 모든 종교적인 행위가 자기의 의를 드러내며 감추어진 자아를 충족시키는 길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 할 수록 겸손해지고 낮아져야 하고 직분자일 수록 엎드려야하는데 목이 굳어지고 어깨가 뻣뻣해지며 자랑이 되어지는 세태가 되어가는 것이 두렵습니다. 주여..내 안의 교만을 다루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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