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4일 고르반(5)

조회 수 2123 추천 수 11 2008.01.04 00:07:25
2008년 1월4일 고르반(5)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다시 아무 것도 하여 드리기를 허락하지 아니하여 (막 7:12)

다시 예수님이 지적하는 대로 고르반에 관한 바리새인들의 오용 문제로 돌아갑시다. 그들은 연로한 부모님들에게 드려야 할 물품이나 돈을 고르반 되었다고 선언함으로써 당연한 보모 공경의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이들이 처음부터 부모 공경을 피하기 위해서 고르반을 악용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어떤 제도나 습관이든지 개혁되지 않고 도그마로만 남아 있을 경우에 근본정신을 놓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저는 어느 젊은 부부로부터 다음과 같은 어려움을 전해들은 적이 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들은 십일조 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게 되었습니다. 형편이 아주 어려운 늙은 시부모님을 도와드리지 못하면서 십일조 헌금을 꼬박꼬박 내야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십일조도 내고 시부모님도 도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들은 그럴 형편도 되지 못했습니다.  
오늘 한국교회에서 십일조는 오용되는 고르반과 비슷합니다. 그것에 손을 대면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는 거로 간주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물론 십일조가 아니면 교회를 꾸려가기 힘든 한국교회의 현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십일조를 핑계로 기독교인이 감당해야 할 가족적인, 사회적인 책무를 회피하는 건 건강한 신앙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성수주일도 일종의 고르반으로 오용되고 있는 건 아닐는지요. 성수주일이 사회관계를 외면하는 통로로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따르면 바리새인들은 고르반을 핑계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늙은 부모님)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원래 사람과 공동체를 살려야할 전통이 어느 사이에 죽이는 도그마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들은 그렇게 먼데 있지 않습니다. 그럴듯하게 글을 쓰는 나 자신에게도 매일 일어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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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2]자유의꿈

2008.01.04 03:32:59

도그마에 안주함으로 자신의 안위를 지키려는 마음...
도그마에 집중함으로 공동체의 안정을 유지하려는 사회...
도그마가 도그마주의로 변질되는 이 현실 속에서
우리들과 교회는 어떻게 도그마의 근본정신을 붙들 수 있을까요?

[레벨:0]y2s2

2008.01.04 12:32:12

다수속의 소수 그리고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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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7]바우로

2008.01.04 15:46:18

정선생님, 정선생님의 매일묵상을 제 블로그(http://logosblf.egloos.com)에 연재하겠습니다. 허락해주시지 않으면 내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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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01.04 23:44:02

바우로 님, 원하는대로 하세요. 출처만 밝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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