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기원

조회 수 2849 추천 수 0 2011.06.30 23:01:12

     어제의 마지막 질문에 대답해야겠소. 악도 하나님의 피조물이냐, 하는 질문이오. 사실은 이것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소. 대답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오. 악은 하나님의 본성과 대립되는 힘이오. 하나님은 사람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지만 악은 빈곤하게 하고 결국 파괴하오. 하나님이 악을 만들었다고 말하면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이오. 그렇다고 악을 만든 신이 따로 있다고 말하면 하나님이 유일한 창조주라는 근본 명제가 허물어지오.

창세기에는 아담과 하와의 타락 장면이 나오오. 뱀이 등장해서 그들을 죄에 빠지게 하오. 그 뱀이 어디서 온 거요? 만약 하나님이 만드신 거라고 한다면 아담과 하와의 타락에 대한 책임은 결국 하나님께 돌아가게 되고, 하나님이 만드신 게 아니라고 한다면 하나님만이 창조주라는 신앙이 허물어지오. 위에서 한 이야기의 논리와 똑같소.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보시오.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명제 사이에 어떤 대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오. 성서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창조한 분이라는 사실을, 다시 말해서 하나님 이외에 다른 창조자는 없다는 사실을 어느 한 순간도 간과하거나 유보하지 않소. 하나님만이 창조주이오. 하나님에게서 모든 것이 나오는 거요. 악은 하나님이 직접 만든 게 아니지만 하나님이 아닌 다른 어느 창조주가 만든 것도 아니오. 이 모순을 성서는 억지로 그럴듯한 논리로 풀려고 하지 않소. 가끔 악마는 타락한 천사라는 말이 있지만 그것도 그렇게 정확한 것은 아니오. 하나님이 창조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현실에 악은 등장했소. 이상한 일이오. 이렇게도 설명할 수 있소. 악이 있어야만 선도 가능하니 결국 악도 선에 속한다고 말이오. 우리가 지금 다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악도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순종하는 것이오.

     결론은 다음이오. 하나님만이 창조주이시오. 하나님이 악을 창조한 것은 아니지만 창조의 능력 안에서 들어 있소. 우리는 악이 어떻게 창조의 능력 안에서 조화를 이룰지 알지 못하오. 영적으로 여전히 어린아이이기 때문이오.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음이오. 악을 두려워하지 마시오. 그는 우리를 속일 뿐이지 우리를 파괴하지는 못하오.


profile

[레벨:13]진인택

2011.07.01 08:16:57

목사님, 악은 나를 태우는 불꽃이 아니라, 내가 나를 태울 때 기름을 붓는 주유자(注油者)인가요?

수많은 악의 기름이 내 앞에 있을 지라도, 점화의 불꽃은 내 마음으로부터 달아올라 점화 되는 것을 지금도 경험합니다.

나의 탐욕과 부정의 덩치를 태운 악이 지나간 자리에 선이 재가 되어 있습니다.

주님의 마음이 선이 되어 악과 결부된 탐욕과 나의 사랑을 재가 되게 기도합니다.

아침일찍 출근해서 묵상, 새 빛과 새들의 지저귐, 닐 다이아몬드의 Be가 들려옵니다. 

은혜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profile

[레벨:14]웃음

2011.07.01 08:41:21

Ofelix culpa, quae talem ac tantum meruit habere redemptorem

(오 이토록 위대한 구속자를 오시게 한 축복받은 범죄여!)

 

목사님 어디선가 악이 우리에게 그리스도가 오시게 한 이유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악이 결국은 창조의 능력안에서 조화를 이루게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672 9월15일 의인 (3) [2] 2006-09-15 2812
671 일상에 대해(1) -돈- [6] 2011-01-04 2814
670 하나님에 대한 질문(2) [2] 2010-11-23 2815
669 개나리 [10] 2011-04-05 2815
668 12월7일 열두 제자 (8) 2006-12-07 2818
667 하나님의 자기 제한 [1] 2013-10-19 2819
666 7월31일- 죄 (4) 2006-07-31 2820
665 주현절후 셋째 주일 -제자의 길, 1월22일 2012-01-22 2822
664 1월22일 마가복음 후기(1) 2010-01-21 2823
663 누가복음 읽기 037 2020-12-23 2823
662 6월2일 말씀의 영원성 [4] 2009-06-01 2830
661 8월11일- 인자 (1) 2006-08-11 2831
660 십자가에 못 박으라! [9] 2014-01-14 2833
659 2월8일 뿌리는 자 [13] 2007-02-08 2834
658 북한 퍼주기 [2] 2010-05-10 2835
657 주간일지 4월11일, 부활절둘째주일 file 2021-04-12 2835
656 어린왕자(17), 3월1일(금) [5] 2013-03-01 2838
655 7월12일- 동네에 들어가지 못하는 예수 2006-07-12 2841
654 헌금(5) 2013-12-06 2842
653 대선 일 주년 [11] 2013-12-19 2843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