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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物) 024- 전기 스위치
하루에도 여러 번 내 손이 닿는 스위치다. 집 중앙의 벽에 자리한다. 우리 집 구조는 아파트와 다르고 다른 일반 주택과도 달라서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와보지 않은 분들은 상상하기 어렵다. 사진을 찍어도 전달이 안 될 것이다. 원래 있던 집과 새로 지은 집을 연결한 구조라서 그렇다. 우리 집에는 소위 거실이 없다. 방에서 식당으로 가려면 복도를 한참 걸어야 한다. 그 중간에 약간의 공간이 있다. 이 중간 공간에서 남쪽으로는 식당이, 북쪽으로는 두 개의 방이, 그리고 서쪽으로는 이 층으로 올라가는 층계가 있다. 동쪽이 현관이다. 그 중앙에서 방으로 가는 코너 근처에 저 스위치가 있다. 가장 위에 있는 스위치는 집 중앙의 천장 등에 연결된다. 맨 아래는 글자 표시가 되어 있듯이 외등과 연결된다. 외등은 외출한 사람이 늦게 돌아올 때 주로 킨다. 가운데 스위치는 내 방과 아내 방으로 가는 통로를 밝히는 등에 연결된다. 작년 가을에 이 등을 센서 등으로 바꿨기에 스위치에 손을 대지 않고 계속 ON 상태를 유지한다. 이 앞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 오가기에, 그리고 테니스 라켓을 들고 하는 스윙연습도 이 자리에서 하기에,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눈으로는 수없이 본다. 내 절친이다. 스위치를 켜고 끌 때 손으로 전달되는 느낌과 ‘톡’ 하는 소리가 감미롭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