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구원(135)

조회 수 870 추천 수 0 2018.07.07 21:04:54

(135)

나는 지금 이 시간 이 공간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아직은 죽지 않고 살아있지만 곧 죽을 것이고, 죽으면 내 몸을 구성하고 있던 모든 원소들은 뿔뿔이 흩어질 것이다. 길고 긴 생명 현상 과정에서 지금 한 순간에 아주 신비로운 방식으로 접속되어 있는 셈이다. 사람의 생명이 단순히 원소들만의 집합에 한정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는 성서의 진술을 나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하나님의 형상은 영이기도 하고 정신이기도 한 그 어떤 것이다. 존재이거나 기, 또는 힘이다. 보이는 나의 몸과 분리되지는 않으나 구분이 가능한 영적인 차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원소로 구성된 내 몸이 나의 생명이라는 사실만은 변치 않는다. 몸이 없으면 생명도 없고 구원도 없다.

내 몸의 구성 요소는 원소다. 전체 숫자는 5천억 개이고, 종류는 13가지다. 산소 65%, 탄소 18%, 수소 10%, 질소 3%, 1%, 0.008%, 마그네슘 0.05% 등이다. 이 원소들은 모두 지구에서 얻을 수 있는 질료다. 이 원소들은 잠시 내 몸을 구성하다가 다시 흩어지고, 그것이 다시 곤충이나 나무의 질료가 된다. 내가 죽기 전에 이미 천문학적 숫자의 원소가 내 몸에 들어왔다가 다시 떨어져나가는 물리작용이 반복된다. 내 몸의 원소가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생명을 잃는다. 바위의 원소는 바위가 완전히 해체될 때까지 그대로 머물러 있기 때문에 바위를 생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여기서 핵심은 원소의 순환이다. 내 몸은 지구 안에서 일어나는 원소의 순환운동에 잘 적응하는 생명체인 셈이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성경의 가르침은 원소 물리학에서 보더라도 옳다.

이런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이 이야기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다. 이게 쉽지 않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살이는 사람의 몸이 지구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원소 순환작용에 기대서만 인간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능한 외면하는 방식으로 작동되기 때문이다. 대신 인간 문명을 절대화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신앙과 교리가 일종의 종교 이데올로기로 작동된다. 자신들의 믿음을 절대화하는 일에만 목을 맨다. 동성애자들과 이슬람교도들을 배척하고 부정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종교적 우월감을 채운다. 사람이 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원소의 결합이라는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들의 삶이 새롭게 느껴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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