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5일  오병이어 (42)

예수께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사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시고 또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시매 (막 6:41)

저는 어제 “하나님의 현실성”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이면 하나님이지 왜 하나님의 현실성이라고 하는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할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약간의 보충 설명을 하겠습니다.  
주로 현실성(reality)이라는 단어가 거추장스럽겠지요. reality라는 영어 단어는 독일어 Wirklichkeit에 해당됩니다. 물론 이 두 단어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독일어에는 영어 리얼리티에 해당하는 Realität라는 단어가 따로 있습니다. 반면에 독일어 비르크리히카이트(Wirklichkeit)에 해당되는 영어는 없습니다. Wirklichkeit는 리얼리티보다 훨씬 함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리얼리티는 참으로 존재하는 것 정도의 뜻이라면 Wirklichkeit는 변증법적 의미의 참된 것, 즉 진리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현실성이라고 할 때 독일어 Wirklichkeit를 염두에 두는 게 좋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현실성으로 우리와 만나십니다. 그는 진리로 우리를 만나십니다. 그는 궁극적인 생명으로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성서는 바로 그 하나님의 현실성을 경험한 사람들의 진술입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현실성은 어떤 하나의 형태로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이 우주만큼이나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말씀을 읽다가, 어떤 사람은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은 예배를 드리다가 하나님의 현실성을 경험합니다. 젊은 시절의 마틴 루터는 길을 함께 가선 친구가 벼락에 맞아 죽는 순간에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의 현실성을 경험하겠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바로 거룩한 경험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신을 벗을 수밖에 없는 궁극적인 경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