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18:23

조회 수 141 추천 수 0 2024.01.22 08:35:40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319

18:23

등불 빛이 결코 다시 네 안에서 비치지 아니하고 신랑과 신부의 음성이 결코 다시 네 안에서 들리지 아니하리로다 너희 상인들은 땅의 왕족들이라 네 복술로 말미암아 만국이 미혹되었도다

 

바벨론의 멸망이라는 소제목이 딸린 18장도 서서히 끝나갑니다. 바벨론은 실제로는 로마를 가리킵니다. 요한은 기원전 6세기에 망한 바벨론을 거명함으로써 로마 제국의 멸망을 암시합니다. 23절에서는 그 멸망이 네 가지 현상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이를 정확하게 나누면 앞의 두 가지는 결과이고, 뒤의 두 가지는 원인이긴 한데, 우리는 편의상 구분하지 않고 보겠습니다.

첫째는 내면의 빛이 사라지는 현상입니다. 인식의 능력이라 할 내면의 빛이 사라진다는 말은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인간 세상이 포식자가 군림하는 야생의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소위 갭투자라거나 영끌이라는 말이 오늘 우리에게 익숙해졌다는 말은 곧 내면의 빛이 사라졌다는 증거가 아닐는지요.

둘째는 신랑과 신부의 음성이 들리지 않는 현상입니다. 이를 단순하게 보면 젊은이들이 결혼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지요. 결혼하지 않으면 자식도 낳지 않고, 자식을 낳지 않으면 인구는 급락하겠지요. 우리나라도 인구 문제가 심각하긴 합니다. 출산율이 세계에서 압도적인 1위라고 하네요. 가임기 여성이 낳는 아이의 숫자가 대략 0.7에서 0.8이라고 합니다. 남자 숫자까지 합치면 0.4밖에 되지 않습니다. 간단하게 산술 계산으로 하면 인구가 4분의 1로 주는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유독 핏줄을 중요하게 여기는데도 이렇게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과 처방도 제각각입니다. 저는 이 현상을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 크기와 비교해서 인구수가 여전히 많은 나라이기도 하고, 어떤 계기가 되면 다시 늘어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다만 출산율 저하의 원인이 극도의 개인주의라는 점이 꺼림칙합니다.

셋째는 상인들이 왕처럼 권력자가 되는 현상입니다.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2천 년 전 로마 이야기가 바로 오늘 자본주의가 극에 달한 우리의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이에 관해서는 제가 더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돈이 우리의 삶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누구의 눈에나 훤히 보이기 때문입니다.

넷째는 복술(마법, 마술)이 세상을 혼탁하게 하는 현상입니다. 네 번째 현상이 앞에 나오는 세 현상의 근본 원인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요. 마술사들에게 속으니까 내면의 빛이 사라지고 젊은이들이 참된 사랑을 나누려고 하지 않고 돈을 왕처럼 받들게 되는 겁니다. 오늘 우리도 마법사에게 속으면서 사는 건 아닐는지요. 한 사람이 속으면 두 사람이 속고, 두 사람이 속으면 네 사람이 속고, 그렇게 모두가 속게 됩니다. 동네 아이들이 모두 낯선 사람의 피리 소리에 홀려서 숲속으로 끌려들어 갔다는 어떤 동화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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