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物) 011- 딱지

조회 수 913 추천 수 0 2022.03.15 08:36:49

() 011- 딱지

011.JPG  

일주일 전쯤 딸에게 보여줄 글이 눈에 들어와 주간지를 칼로 도려내다가 두 장을 더 잘라내어 딱지를 접었다. 지금도 책상 어딘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릴 때 딱지를 참 많이도 접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딱지치기도 많이 했다. 그야말로 놀이에의 심취다. 인생을 놀이하듯 살 수만 있다면 무엇이 부러우랴. 종이가 귀했다. 지금은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종이가 넘친다. 그런데도 놀이에 심취하지 못한다. 돈벌이가 아무리 재미있어도 어릴 때의 놀이에 미치지 못한다. 언젠가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일을 더는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노약 쇠약해지면 양로원이나 호스피스에서, 아주 운이 좋으면 여전히 내 방에서 무심하게 크고 작은, 알록달록 딱지를 접고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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