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6일 씨 (4)

조회 수 2720 추천 수 42 2007.01.16 08:15:29
2007년 1월16일 씨 (4)

들으라.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막 4:3)

씨는 그 안에 생명을 은폐의 방식으로 담고 있습니다. 이런 상상을 해볼까요? 나노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될 미래에 씨 안으로의 여행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합시다. 수억 만분의 일보다 작은 로봇을 만들어서 씨앗의 세계를 여행하면 무엇이 보일까요? 안타깝지만 거기서 잎이나 꽃과 비슷한 그 무엇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물론 열매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씨 속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아주 적은 양의 물 등등, 그리고 식물을 구성하는 원소들이 들어있겠지요. 거기서 그 어떤 꽃의 흔적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씨에서 잎과 줄기와 꽃이 나오게 된다는 사실은 아주 분명합니다. 신기합니다.
다시, 잘 생각해보십시오. 씨 안에 아직 꽃은 없습니다. 씨만 보고는 아무도 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씨와 꽃 사이에는 표면적으로 볼 때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적으로 그 둘의 관계가 밀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꽃이 나오게 될 어떤 가능성은 씨 안에 분명히 있습니다. 씨가 없으면 꽃도 없습니다. 씨와 꽃 사이에 무슨 힘이 작용하고 있을까요? 현재의 상황만 보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현실이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되는 그 국면에 무슨 힘이 작용하는 걸까요? 혹시 이런 힘이 곧 성령은 아닐까요? 왜냐하면 성령은 곧 생명의 영이니까요.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그리고 이 세계는 씨와 같습니다. 이 세상을 아무리 샅샅이 뒤져봐도 하나님을, 그리고 그의 생명을, 그의 실체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꽃이 씨와 전혀 다른 세계이듯이 하나님과 그의 영원한 생명은 이 세상과 전혀 다른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 우리의 삶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씨에서 꽃이 피듯이 이 삶에서 하나님의 생명인 영생이 시작될 테니까요.  

breathe

2007.01.16 09:45:41

목사님, 좀 안생겼지만 뜨거운 씨앗 하나 감동먹고 다녀 갑니다. 묘사가 일품이라고 쓰려는데 감히 '평가'가 폄하로 느껴져 씨앗 속에서 생명이 안절부절 못합니다. 오늘 아침 기도와 묵상중 하나님으로부터 '감사할 줄 모른다'고 혼났습니다. 엉엉울며 회개하고 지금 씨앗의 눈텡이가 좀 부었습니다. 지금 예례미야 읽는 중입니다.
14장 ㅡ16장 묵상하면서요. 씨앗님 감사합니다.ㅎ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7.01.17 00:12:42

나도 어떻게 하면
브레쓰 님처럼
글을 실감나게 쓸 수 있을까요.
저런 게 바로 말의 성육신이군요.
나는 자꾸 언어의 개념 안으로 빠져드는
멍청한 짓을 한답니다.
이게 지식인의 한계이고 유약성이에요.
말의 세계를 뚫어야지요.
말을 넘어서야 그런 게 가능하겠지요.
좋은 깨달음을 주셔서, 감사.

breathe

2007.01.17 12:14:46

어머나~ 목사님 겸손이 씨앗 안에서 싹을 틔운 거지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05 2월1일 들을 귀 (4) 2007-02-01 2109
304 1월31일 들을 귀 (3) [2] 2007-01-31 2231
303 1월30일 들을 귀 (2) 2007-01-30 2096
302 1월29일 들을 귀 (1) [3] 2007-01-29 2880
301 1월28일 좋은 땅에 떨어진 씨(3) [2] 2007-01-28 2844
300 1월27일 좋은 땅에 떨어진 씨(2) [1] 2007-01-27 2284
299 1월26일 좋은 땅에 떨어진 씨(1) 2007-01-26 2133
298 1월25일 가시떨기에 떨어진 씨 [3] 2007-01-25 2783
297 1월24일 돌밭에 떨어진 씨 (2) [3] 2007-01-24 2659
296 1월23일 돌밭에 떨어진 씨 (1) [2] 2007-01-23 2505
295 1월22일 길가에 떨어진 씨 [4] 2007-01-22 3603
294 1월21일 씨 (9) 2007-01-21 2400
293 1월20일 씨 (8) [2] 2007-01-20 2518
292 1월19일 씨 (7) [6] 2007-01-19 2427
291 1월18일 씨 (6) [2] 2007-01-18 2478
290 1월17일 씨 (5) [1] 2007-01-17 2197
» 1월16일 씨 (4) [3] 2007-01-16 2720
288 1월15일 씨 (3) 2007-01-15 2060
287 1월14일 씨 (2) [3] 2007-01-14 2174
286 1월13일 씨 (1) 2007-01-13 2387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