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417) 요 21:19

나를 따르라.

베드로는 순교 당했을까? 어떤 전승에 따르면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했다고 한다. 그의 무덤이 있는 장소에 베드로 성당이 세워졌다는 말도 있긴 하다. 어쨌든지 예수는 베드로에게 순교를 가리키는 말씀을 하시고 이어서 “나를 따르라.”라고 다시 이르셨다. 나를 사랑하는가? 내 양을 먹이라. 순교 당할 것이다. 15절부터 이어지는 말씀이다. 결론은 “나를 따르라.”이다. 이게 바로 베드로가 가야 할 제자의 길이라는 뜻이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역사적 실존 인물이었던 예수를 구체적으로 따르는 것이다. 착하게 사는 게 핵심이 아니다. 종교심을 고양하는 것도 핵심이 아니다. 기독교 신앙에 그런 부분이 없지 않으나 핵심은 예수를 따르는 것이다. 여기서 불교와 차이가 있다. 불교는 싯다르타를 따르라고 하지 않고 자기 내면에 있는 부처를 발견하라고 한다. 그게 바로 해탈, 즉 구원받는 길이다. 이런 점에서는 자기에 대한 열망을 추구하는 21세기에 불교는 매우 매력적인 종교로 받아들여진다. 기독교는 반대다. 자기의 내면을 살피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를 부정하고 예수의 뒤를 따르라고 한다. 왜냐하면, 예수에게서 하나님의 구원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나는 기독교가 제시하는 길이 옳다고 생각한다.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번뇌를 인간 자신은 다스릴 수 없다. 대단한 마음공부를 통해서 어느 정도 다스리면 허공만 남는다. 차선으로는 괜찮은 길이기는 하나 최선은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불교를 잘 알지 못하는 주장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나는 불교를 깎아내리려고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기독교의 진리를 설명하려고 불교를 예로 든 것뿐이다. 내가 아는 한 자기 외부인 예수에게서 발생한 하나님의 생명 구원 사건에 가까이 가는 것이 두 발을 땅에 딛고 사는 사람에게는 최선이다. 구원은 자기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게 아니라 밖에서 돌입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예수를 따르는 일에 매진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