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94

17:16

네가 본 바 이 열 뿔과 짐승은 음녀를 미워하여 망하게 하고 벌거벗게 하고 그의 살을 먹고 불로 아주 사르리라

16절은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던 로마 황제와 그 동조자들 사이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날 것에 대한 예고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악한 세력들의 결속은 언젠가는 깨진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익 집단이기에 그들이 하나로 묶여 있으려면 이익이 골고루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런데 세상일이라는 어디 그렇게 되나요? 이익이 한쪽으로 치우칠 수도 있고, 이익이 전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이 정의로운 세력이라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속하겠지만 악한 세력이기에 안 됩니다. 단순히 결속이 끊어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배신하게 되겠지요. 악은 자기들에 의해서 망하게 되어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하나는 ‘그 음녀에게 내리는 처벌은 짐승 곧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된 적그리스도에 의해 집행된다.’라는 루터 성경 주석이 가리키듯이 하나님께서 적그리스도를 자신의 도구로 사용하신다는 것입니다. 역설적인 표현입니다. 하나님께서 일부러 악한 세력을 만들어서 사용하시는 건 아닙니다. 악한 세력이 벌이는 악한 일이 결국에는 ‘자기 꾀에 넘어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기편인 악한 세력을 파괴한다는 겁니다. 출애굽 이야기에는 하나님께서 바로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셨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바로의 강퍅한 마음이 결국에는 애굽 체제를 흔듭니다. 체제가 흔들리는 순간에 히브리인들은 애굽을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승리에 대한 역설적인 표현이 바로 ‘하나님께서 악을 사용하신다.’라는 문장의 본래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궁극적인 승리자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바울은 죽음 앞에서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승리를 주신다고(고전 15:55-57) 찬양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