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17:14

조회 수 339 추천 수 0 2023.12.12 07:14:11

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92

17:14

그들이 어린 양과 더불어 싸우려니와 어린 양은 만주의 주시요 만왕의 왕이시므로 그들을 이기실 터이요 또 그와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진실한 자들도 이기리로다

 

요한은 세상의 모든 권세를 가진 자들의 연합체라 할 짐승이 어린 양과 싸울 것이라는 말을 천사에게서 전해 들었습니다. 짐승과 어린 양의 싸움은 아예 싸움이 되지 않습니다. 짐승은 프로 격투사 골리앗이라고 한다면 어린 양은 목동 다윗입니다. 짐승은 상대를 파멸시키는 일에 특화된 존재이고, 어린 양은 잡아먹히는 데 특화된 존재입니다. 본문은 어린 양이 짐승들을 이길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린 양은 만주의 주이고 만왕의 왕이기 때문입니다. 만주(萬主)는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입니다. 그리스어 Κύριος κυρίων를 영어 성경은 Lord of lords라고 번역했습니다. 만왕(萬王)이라는 한자도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리스어 Βασιλες βασιλέων를 영어 성경은 King of kings라고 번역했습니다. 어린 양은 주들 중의 유일한 주이고, 왕들 중의 유일한 왕이라는 뜻입니다. 이게 말이 될까요? 짐승으로 묘사된 로마 제국의 막강한 정치, 경제, 군사, 문화가 손을 못 대는 영역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예수님의 말씀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10:28)

어린 양만 이기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도 짐승과 싸움에서 이긴다고 했습니다. 어린 양이신 예수와 함께있고, 부르심을 받고, 선택을 받은 진실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이 말은 곧 그리스도인의 본질과 정체성을 정확하게 묘사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와 함께하고, 제자로 부르심을 받고, 제자로 선택받아, 진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진실하다는 말은 신앙이 있다는(faithful) 뜻입니다. 한 마디로 믿음으로 세상의 악한 세력과 싸움에서 이긴다는 뜻입니다. 이런 말씀을 실제의 삶에서 실감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겠지요.

 

부록(1) - 20151210일에 쓴 매일묵상 ‘Agnus Dei’(하나님의 어린 양)를 여기 옮깁니다.

 

대림절은 예수 재림만이 아니라 초림을 포함하는 절기다. 예수 초림에 따라다니는 인물은 세례 요한이다. 요한복음에 따르면 안드레는 원래 요한의 제자였다가 자기 형 시몬(베드로)와 함께 예수의 제자가 되었다. 예수가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은 네 복음서가 다 언급하고 있다. 초기 기독교에서 예수의 세례 건은 잘 알려진 사건으로 보인다. 예수가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았다는 건 가능한 피하고 싶은 일종의 불편한 진실이었는데도 복음서 기자들은 그것을 숨기지 않는다. 세례 요한 추종자들이 초기 기독교에서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흔적이다.

세례 요한은 제자들에게 예수를 두 번에 걸쳐서 하나님의 어린양’(Agnus Dei)이라고 말했다(1:29, 36). 어린양은 구약시대에 대표적인 속죄제물이다. 어린양이 제단에 오름으로써 인간의 죄가 용서받는다는 종교의식이 그 바탕에 있다. 예수의 죽음이 곧 인간의 죄를 용서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그누스 데이는 슬픔이면서 기쁨이다. 하나님의 아들이 죄 없이 죽은 사건이기에 슬프지만 인간의 죄가 용서받는 사건이기에 기쁘다. 슬픔과 기쁨이 여기에 결합되어 있다.

예수의 죽음과 우리의 속죄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걸 주술적인 것으로 보면 곤란하다. 여기에는 예수라는 인격체의 고유성이 자리한다. 그는 하나님의 통치에 절대적으로 순종한 사람이다. 하나님 나라(통치)가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자신의 실제 삶으로, 그리고 운명 전체로 생생하게 살아낸 사람이다. 하나님이 그에게 자기를 계시했다는 말이 이를 가리킨다. 그런데 그가 십자가에 처형당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십자가 처형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뜻이다. 하나님 나라에 완전히 일치된 자가 그 하나님에 의해서 버림받았다는 모순을 해명할 수 있는 길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그의 죽음은 인류 구원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초기 기독교인들은 예수를 하나님의 어린양이라고 생각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5Ea4j-Si3M(바흐의 비 단조 미사곡 중 아그누스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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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24.01.22 08:32:01

어린 양과 더불어 싸우려니와(17:14) 

어릴적 키우던 염소가 낳은 어린 염소를 키워 보았는데, 정말 이쁘고 귀엽고 깜찍하고 명랑한 모습에 저절로 사랑의 감정이 솟아났습니다.  ‘어린 양도 그 연약한 모습을 보호해 주고 싶은 본능이 저절로 생겨날 것 같은데, 그 어린양과 어떻게 싸울 수 있을까... 싸움 자체가 안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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