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52

15:3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 어린양의 노래를 불러 이르되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시여 하시는 일이 크고 놀라우시도다 만국의 왕이시여 주의 길이 의롭고 참되시도다

3절에서 명시적으로 ‘모세의 노래’가 언급됩니다. 짐승에게 엎드리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의 노래가 곧 홍해를 건넌 뒤에 부르는 모세의 노래와 같습니다. 홍해는 죽음의 바다입니다. 그래서 ‘어린양의 노래’라고 다시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뒤에서는 애굽 기마병이 추격하고 앞에는 홍해가 가로놓여 있습니다. 진퇴양난의 형국에서 홍해가 갈라지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구원받은 그들은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출 15장 후반부에는 모세의 누이 미리암이 다른 여인네와 함께 소고를 들고 춤추면서 부르는 ‘미리암의 노래’가 ‘모세의 노래’에 이어서 나옵니다. 성서학자들은 미리암의 노래가 더 오래된 전승이라고 말합니다. 출 15:21절입니다.

너희는 여호와를 찬송하라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요한은 홍해를 무사히 건넌 고대 이스라엘 엑소더스 백성이 바로 당시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라고 보았습니다. 모세의 노래는 바로 자신들의 노래였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크고 놀랍다.’라고 찬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분이 행하시는 모든 일은 정의롭고 참되다는 사실을 찬양했습니다. 그들은 홍해 앞에서 두려워한 고대 이스라엘 백성처럼 지금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긴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정의로운 일을 크고 놀라운 방식으로 행하신다는 사실을 믿었기에 모세의 노래를 따라서 불렀던 것입니다.

크고 놀랍다거나 의롭고 참되다는 말은 모든 일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무엇이 정의롭고 참된지를 정확하게는 판단하지 못합니다. 어느 때는 하나님께서 불의하시다고, 하나님이 침묵하신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그걸 극복하는 게 믿음입니다. 무조건 믿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믿으면서도 동시에 그분 자체를 믿는 겁니다. 푈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스도교 믿음은 그분께서 하시는 일에 대한 믿음(Daßglaube)이면서 동시에 그분(당신)에 대한 믿음(Duglaube)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