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일기(69) - 한끼 식사

조회 수 1560 추천 수 0 2020.09.17 19:46:53

오늘 하루종일 가을비가 오락가락했습니다. 지금은 본격적으로 내립니다. 고즈녁한 가을밤입니다. 이럴 때는 우산 하나 들고 밤산책을 떠나는 게 좋겠지요. 아내가 오늘 오전에 출근하면서 저녁밥은 밖에서 먹어야 하니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더군요. 나에게는 너무 간단한 문제입니다. 한끼 식사로 먹을 게 우리집에 지천이거든요. 햇반도 있고, 쌀도 있고, 각종 라면도 있고요. 냉동실을 뒤져보면 빵과 만두도 있을 겁니다. 그것도 안되면 우유에 큰프레이크 넣어 먹으면 됩니다. 라면으로 결정했습니다. 오늘 저녁 식단을 보세요. 비오는 가을밤에 혼자서 라면 끓여먹는 맛이 어떤지 상상이 갈 겁니다.

IMG_3062[1].JPG

왼편 책은 <창작과 비평> 2020년 가을호입니다. 어느 문학평론가의 글을 읽는 중입니다. 가운데 냄비 뚜껑이 자리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보통은 앞접시나 작은 그릇에 라면을 덜어먹습니다. 오늘 끓인 라면의 레시피를 읽어보니 냄비 뚜껑에 덜어먹는 게 훨씬 더 맛이 좋다고 나와 있습니다. 근거가 있을까요? 따뜻한 그릇이 좋다는 뜻이겠지요. 저 <창작과 비평>에 나온 글은 노동시에 관한 것입니다. 백무산의 시도 나오고, 2020년에 처음으로 시집을 낸 젊은 시인의 시도 나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제가 보기에는 너무 비장했습니다. 힘을 좀 빼고 노동 문제를 바라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평화로운 가을밤을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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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3]웃겨

2020.09.17 22:22:24

오오.. 정말 맛있어 보여요.!김치도 라면도.

꼬들하게 잘 끓이셨네요.

그런데 목사님은 식사하시면서 꼭 책을 보시나봐요.

저희집에서 그러면 저한테 혼나요.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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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0.09.18 21:51:55

물론 앞에 사람이 있으면 책은 못봅니다.

음식에 대한 예의로 말하자면 승려들의 발우공양이나

수도원 수사들의 식사 의식처럼 행하는 게 마땅합니다. ㅎㅎ

옆 사람과 말 섞지 말고, 소리 내지 말고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오직 음식에만 집중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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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9]최용우

2020.09.17 23:49:17

우리집도 밥먹으면서 책 보면 혼내는 사람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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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20.09.18 21:52:45

제 아내는 가끔 저보고 책 읽으라고 합니다. 

자기가 스마트폰을 보고 싶을 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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