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3일 하나님의 나라 (10)

조회 수 2347 추천 수 44 2006.05.13 23:32:57
2006년 5월13일 하나님의 나라 (10)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하나님의 나라’를 주제로 한 이 성서묵상은 오늘로 일단락을 맺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초석이며 목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훨씬 많은 논의가 필요하긴 합니다. 어제 언급한 부활과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서도 여전히 보충 발언이 필요하고, 하나님의 나라와 타종교의 문제나 하나님 나라의 속성인 평화와 오늘의 폭력 문제도 다루어야 하겠지요. 하나님의 나라와 윤리 문제도 할 말은 많겠지요. 하나님의 나라에서도 역시 인간의 성이 필요할까요? 하나님의 나라와 외계인의 관계는 어떨까요? 하나님 나라와 심판, 하나님 나라와 구원의 문제도 다루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마가복음의 진도를 위해서 여기서 접고, 오늘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나라와 복지국가 건설에 대해서 생각을 나누겠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도 우리의 삶이 진행된다고 한다면 과연 어떤 형태의 삶일까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하나님 나라에서의 삶은 최선의 복지가 완성된 상태입니다. 속된 표현으로 잘 먹고 살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아무도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고 슬프지 않습니다. 그런 상태를 우리는 완전복지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완전한 복지가 구비된 곳에서 살면 인간의 삶이 완성될까요? 아무도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미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는 이 땅에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복지는 우리의 삶을 개량할 뿐이지 근본적으로 새롭게 하지 않습니다. 손으로 빨래를 하다가 세탁기로 하는 정도입니다. 물론 세탁기를 통해서 우리의 삶이 상당히 달라지긴 하지만 그것으로 완전한 삶이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거꾸로 그런 복지에 중심을 둔 삶에 치우치면 삶의 근본이 허물어진다는 데에 삶의 신비가 있습니다. 복지 문제로 해결되지 않는 삶의 신비를 보아야만 하나님 나라의 신비를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그리스도 교회는 복지가 아니라 철저하게 생명의 신비만을, 즉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생명의 신비만을 추구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는 이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대도시의 중대형 교회는 경쟁하듯이 복지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래 전에는 교육관과 교회묘지를 마련하는 데 진력하더니 지금은 복지관으로 그 대상을 바꾸었습니다. 물론 초기 교회부터 과부들을 돕는 전통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교회의 복지활동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습니다. 더구나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결식아동과 노인들을 돕는 일은 아직 정부에서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상황에서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겁니다.
그러나 교회는 이런 일에도 역시 신학적인 성찰을 해야 합니다. 왜 교회가 복지활동을 펴야하는지에 대한 신학적 검토 없이 다른 교회가 하니까, 또는 교회의 이름을 내기 위해서 그런 일을 한다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신학적으로 말한다면 복지활동은 교회의 본질이 아니라 이 세계가 종말론적인 하나님 나라의 지평으로 변혁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위한 상징적 행위입니다. 복지는 하나의 상징으로 남아야 합니다. 그것이 교회의 중심으로 자리하면 결국 교회는 본질을 상실하게 됩니다.
교회는 복지를 통한 인간 구원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복지는 상대적인 가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절대적인 생명을 붙드는 데 최선을 다 해야 합니다. 절대적인 생명은 곧 하나님의 나라를 가리킵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온다는 사실을 선포하는 게 교회가 감당해야 할 가장 귀중한 일입니다. 그 이외의 것들은 부수적인 일들입니다. 우리는 어느 것에 교회의 미래를 걸어야 할까요?

주님, 복지 지상주의에 기울어진 이 세계에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의 생명을 전할 수 있을까요? 지혜를 주십시오. 아멘.

[레벨:8]김인범

2006.05.14 23:23:19

정말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 신앙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것이 우리의 이해로는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더 안타까운 것읕 목사님께서 이미 지적하신대로 그것마져도 모르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무엇이 우선인지 무엇이 본질인지를 놓친 오늘의 교회를 어찌해야 하는지....
브레이크 고장난 기차처럼 내달리는 모습에,
그런데 거기 내가 타고 있는데,
아마 이것이 오늘 우리의 신앙생활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물론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아래 있으니
포기하거나 절망에 널져부려저 있을 수는 없겠지요.
정말 간절한 기도의 내용입니다.
생명을 생명으로 아는 지혜를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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