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257) 요 12:23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요 12:12-19절에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 이야기가 나온다. 유월절 성지순례로 예루살렘에 모인 사람들이 예수를 맞이하려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라고 환호했다고 한다. 세 공관복음도 다 다루는 이야기다. 요한복음의 예수 이야기가 공관복음과 크게 차이가 나지만 예루살렘 입성에서 시작하는 수난 전승 대목에서는 상대적으로 결을 같이 하는 편이다. 예루살렘 입성 이후로 예수의 운명은 급속도로 위기에 떨어진다.

요 12:20절에는 특이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명절에 예배하러 올라온 사람 중에 헬라인 몇이 있는데 … ” 그들은 유대교로 개종한 헬라인들이다. 아덴 주민일 수 있고, 고린도 주민일 수도 있다. 예루살렘까지 오려면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당시 교통편으로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리지 않았겠는가. 따라서 경비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들은 예수를 면담하고 싶어 했다. 안드레와 빌립이 그들의 뜻을 예수에게 전하자 예수는 의외의 말씀을 하신다.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예수의 죽음을 의미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이 말이 헬라인들의 면담 신청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그렇게 분명하지 않다.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는 있다. 예수의 복음이 이방인들에게 전파되는 계기가 예수의 공생애 마지막 대목에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