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259) 12:25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

 

위 구절의 생명이라는 단어에 달린 각주에는 영혼이 나온다. 생명을 영혼으로 읽어도 된다는 뜻이다. 원래 생명에 해당하는 헬라어는 조에. 14:6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할 때의 그 생명이 조에다. 위 구절에 나오는 단어는 self, inner life를 뜻하는 프시케. 프시케는 보통 영혼으로 번역되는 게 맞다. 헬라어를 충실하게 따르면 프시케는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동안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내적 생명을 가리키고, 조에는 이보다 훨씬 넓고 깊고 통전적인 의미의 생명을 가리킨다.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으로는 조에는 영적인 생명이다. 조에와 프시케가 완전히 분리되는 건 아니다. 이 관계는 몸을 가리키는 헬라어 소마와 육체를 가리키는 사르크스의 관계와 같다.

이 세상은 프시케를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우리를 그런 삶을 배웠다. 공부 열심히 하고 출세하고 인간답게 사는 모든 일이 프시케에 해당한다. 한 마디로 자기 사랑이다. 예수는 거꾸로 말한다. 자기의 프시케를 사랑하면 생명을 잃는다고, 그러니 프시케를 미워하라고 말이다. 그 이유는 생명이 하나님에게 속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실존적으로 경험하고 있듯이 인간의 내면은 자기의 노력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지식과 인격만으로 생명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식과 인격은 다른 이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괜찮아 보이는 프시케일 뿐이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주어지는 조에가 아니기 때문이다. 프시케를 풍요롭게 가꾸면서 인간답게 사는 것이 우리의 삶에서 의미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의 절대화가 문제다. 생명의 근원인 하나님과의 관계가 허술해지기 때문이다. 프시케를 풍요롭게 꾸려가면서도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는 길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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