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샘터교회 주간일지
2019년 1월20일, 주현절 후 2주
1) 은사 문제- 오늘(1월20일) 설교 제목은 ‘은사의 다양성과 성령의 동일성’입니다. 제목에 달린 단어들이 현대인들에게는 낯설기 짝이 없습니다. 일종의 방언처럼 들립니다. 목사는 이런 낯선 단어와 개념을 회중들이 실질적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책임을 감당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아도 성령의 도우심을 바라면서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오늘 설교는 저 자신에게도 많은 걸 시사했습니다. 목사직을 은사로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을 자기의 능력 과시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성령 안에서 서로 돌보는 기능으로 생각해야겠지요.
2) 카니발- 1월20일 예배 후 점심을 교회에서 먹은 후 오후 1시에 정 목사 내외, 포항 정 장로 내외, 그리고 사무관리부장 홍 집사, 이렇게 5명이 교회 카니발을 타고 무안으로 출발했습니다. 1박2일 일정의 심방입니다. 인원이 5명밖에 안 되니 본인의 승용차로 가자는 정 장로의 제안을 정 목사가 두 가지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하나는 승용차보다는 승합차가 공간이 넓어서 멀리 가기에 더 적합하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운전을 정 목사가 더 잘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심방을 위해서 오랜만에 카니발을 제가 직접 세차했습니다. 북안 골짜기에서 살다보니 영천 시내에 있는 세차장에 나오기도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차라리 집에서 직접 하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이틀에 걸쳐서 세차를 했습니다. 하루는 외부를, 하루는 내부를 처리했습니다. 겨울철이라 옥외 수돗물을 사용할 수 없어서 세차에 애를 먹었습니다. 어쨌든지 차제에 카니발을 세차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카니발을 끌고 대략 왕복 600킬로미터를 아무 사고 없이 운전했습니다.
3) 무안- 이번 특별 심방을 간 무안에는 백은선 집사와 김정관 집사 내외가 삽니다. 교회에 등록하지 않고 1년, 등록하고 1년이 된 가족입니다. 성찬식과 신학공부가 있는 첫 주일에 교회에 나옵니다. 무안에서 대구까지는 262킬로미터입니다. 그곳에서 매달 한번 교회에 온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분들이 교회에 올 때마다 저를 비롯해서 여러 교우들의 마음이 짠했습니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부가 서로 대화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이번 심방은 그분들의 수고가 얼마나 큰지를, 그리고 그분들 표현대로 말씀의 허기를 채우러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를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안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4) 목포- 첫날 20일에는 무안에서 지냈고, 다음날 목포로 갔습니다. 백 집사는 21일에 월차를 냈습니다. 대구에서 간 다섯 사람과 그곳 부부 두 사람, 이렇게 일곱 명이 목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정 목사는 1976년 가을 서울신학대학교 졸업반 제주도 수학여행 당시 제주도 행 여객선을 타려고 목포에 들린 이후 43년 만에 간 겁니다. 무안에서 목포까지 해안로 드라이브가 좋았습니다. 유달산 중턱까지 올랐고, 목포항 언저리를 돌아 삼학도 공원과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까지 들렸습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목포 근대역사관도 들리고 싶었는데, 그냥 옆을 스쳐 지났습니다.
5) 겨울여행- 이번 무안 심방은 그야말로 겨울여행이었습니다.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의 원제목은 ‘Winter Reise’인데, 직역하면 겨울여행입니다. 멋진 겨울여행이었습니다. 첫날 백, 김 집사 집에서 귀한 저녁을 대접받았습니다. 처음에 심방을 계획할 때 우리를 대접할 생각을 하면 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는데, 굳이 저녁을 준비하셨네요. 성찬이었습니다. 우리 집에 이식된 소나무 오형제의 고향이 바로 그곳이라 생각하니 정겹더군요. 낙조를 보기 위해서 ‘조금나루 해수욕장’과 ‘홀통 해수욕장’에 들렀습니다. 바다, 바람, 바다 냄새, 모래, 섬, 구름, 떨어지는 해 ...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이번 1박2일 겨울여행에 동행하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순서없이, 설명없이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상상해보십시오.
6) 주차- 지난 주간일지에서도 한번 짚었는데, 기쁜 소식이라서 오늘 다시 씁니다. 예배 처소 건물 바로 옆에 블루핸즈 서비스 센트 건물이 들어설 때 출입구에 안전봉을 설치하는 바람에 교회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차도로 들어가는 일이 힘들어졌기에 속으로 불평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반전이 일어난 겁니다. 주일에 그쪽 주차 공간을 우리가 사용하게 될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저는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일단 오픈 하면 그쪽에 의견을 타진해보려고 했는데, 우리가 시도하기 전에 1층 카페 사장이 문제를 해결해주었습니다. 우리가 그쪽 주차장 사용을 잘해서 나중에 클레임이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공간이 넉넉하지 못해서 주차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100% ‘빠꾸’로 주차해야 합니다. 여자 교우들은 빠꾸 주차에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남자 교우들이 도와주시면 어떨지요.
7) 이성민 집사- 일전에 전화를 이성민 집사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금년 들어서 교회를 나가지 못한 사정을 말하더군요. 울산에 계신 장모가 입원하는 바람에 주말마다 가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분명히 병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희귀병이 아닌가 하는 의사의 소견이 있다고 합니다. 아내인 안혜정 집사가 눈물로 지샌다고 합니다. 이런 어려움을 당한 분들의 심정을 우리가 다 헤아리기는 힘듭니다. 하나님께 도와달라는 기도를 드리는 것밖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군요.
8) 루디아- 오늘 루디아 월례 모임이 있었습니다. 회원 중에서 3명이 무안 심방에 동행하는 바람에 루디아 모임이 적적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날 회장에게 확인해보니 남은 회원들이 즐겁게 월례 모임을 가졌다고 합니다.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월례 모임을 시작할 때 회원 중의 한 사람이 기도를 하는 게 어떨지요. 자유롭게 하는 것도 좋겠지만 최소한의 형식은 갖추는 게 좋을 겁니다.
9) 청년 모임- 오늘(1월20일) 주일 예배 후 청년들이 모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정 목사는 무안 심방 차 떠나는 바람에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1층 카페 룸에 모인 것만 알았습니다. 아마 책읽기 모임의 성격으로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읽기에 관심 있는 분들은 나이가 좀 들었어도 참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스럽게 진행되기만 하면 됩니다.
10) 여행- 요즘 교우들 중에서 국내외로 여행을 떠난 분들이 제법 됩니다. 류 장로 부부, 김 권사, 청년 정 아무개, 마 집사 부부 등등이 제주도와 이태리와 방콕과 대만 등으로 가 있거나 다녀왔고, 정 장로 부부는 앞으로 세 주간에 걸쳐서 어딘가로 떠난다고 합니다. 제가 정보를 다 알지 못해서 그렇게 더 많은 분들이 있을 겁니다. 모두 건강하게 잘 다녀오기를 바랍니다. 모든 교우들, 한 주간 잘 지내고 오는 주일에 기쁨으로 만나겠습니다.
11) 예배 참석인원: 83명, 헌금: 1,935,000원
베스트 드라이버이심을 재차 증명하신 목사님의 겨울여행이 멋지네요.
이렇게 멀리 심방가는 교회는 우리교회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ㅎ ㅎ
이성민 집사님 장모님의 병환이 회복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