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장

예수 어록(382) 요 18:4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요 17장은 기도문이다. 그 내용은 예수의 고별설교인 요 14-16장에 대략 나온 것들이다. 참고로, 예수의 기도문은 역사적 근거가 부족하다. 이 기도문이 공관복음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과 이렇게 긴 기도문을 당시 매우 긴급한 상황에서 제자들이 기억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이 이에 관한 이유다. 다만 요한복음 공동체의 기독론(christology)이 이런 기도문 형식으로 전승되었다고 추정할 뿐이다. 17장을 건너뛰고 18장으로 넘어가겠다.

예수는 고별설교를 마친 뒤에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시내 건너편 동산으로 들어갔다. 공관복음에 나오는 겟세마네 동산으로 추정되지만 확실하지 않다. 당시 지도에는 기드론 시내와 겟세마네는 똑같이 예루살렘 동편에 자리한다. 공관복음과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수난 전승을 직접 연결해서 보기는 어렵다. 예수의 수난 전승을 거칠게 요약하면 마지막 유월절 만찬, 겟세마네, 체포, 재판, 처형으로 이어진다. 요 18:1절 이하는 체포에 해당한다.

예수의 제자 유다는 군대, 그리고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보낸 하수인을 데리고 예수에게 왔다. 그들은 등불과 횃불과 무기를 들고 있었다. 위험인물을 체포하려는 태도이다. 예수는 전체 상황을 뚫어보고 그들에게 묻는다. “너희가 누구를 찾느냐?”

이 질문은 당시 기드론 시내 건너편 동산으로 예수를 체포하러 왔던 이들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해당한다. 우리는 누구를 찾는가? 무슨 목적으로 찾는가? 지금 이미 찾았는가, 찾고 있는가? 그가 누구인지 우리는 아는가? 우리는 어떤 예수를 찾는가? 이 글을 쓰는 나도 이런 질문을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겠다. 거기에서만 나의 신앙이 정당성을 얻기 때문이며, 동시에 이 질문의 대답은 내가 죽을 때까지 계속 남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