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071) 4:38

 

내가 너희로 노력하지 아니한 것을 거두러 보내었노니 다른 사람들은 노력하였고 너희는 그들이 노력한 것에 참여하였느니라.

 

사마리아 여자에 관한 이야기는 크게 두 단락으로 나뉜다. 하나는 예수와 사마리아 여자와의 대화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와 제자들과의 대화다. 앞의 대화는 비교적 대화답게 흘러가지만 뒤의 대화는 예수의 일방적인 진술로 흐른다. 4:38절은 예수가 제자들에 전한 가르침의 마지막 구절이면서 사마리아 여자 이야기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예수의 마지막 발언이다. 이 뒤로는 사건을 정리하는 내용이 나온다. 예수에 관한 사마리아의 여자의 말을 들은 동네 사람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들은 예수를 자기 마을로 초대해서 말씀을 더 들었고, 이런 영향으로 믿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다. 동네 사람들은 이제 여자의 말을 전해 듣는 게 아니라 직접 예수에게 듣고 예수가 세상의 구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4:38절은 요한복음이 놓인 삶의 자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런 내용은 공관복음에 나오기 어렵다. 노력하지 않은 것을 거두러 보냈다느니, 다른 사람들은 노력하였고 요한복음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노력에 단순히 참여했다고 한다. 왜 이런 말을 예수가 하셨는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우리가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확실한 것은 이 말씀이 예수가 직접 한 게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요한복음 공동체의 복음 활동이 다른 지역의 교회 활동에 비해서 저조한 것을 요한복음 기자가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이런 가르침은 사마리아 여자로부터 시작된 주제에 어울리지 않는다. 제자들이 마을에서 가져온 먹을거리를 보고 예수는 그것과 전혀 다른 나의 양식이 있다고 말했다. ‘나의 양식은 바로 하나님의 일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하지는 않는다. 요한복음 기자는 그것이 바로 거두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거두는 일에 요한복음 공동체는 뒤늦게 참여한 것이다. 유대교 울타리에 머물러 있을 의지가 강했을지 모른다. 이제 비로소 늦게나마 다른 교회의 복음 전파 노력에 참여하게 되었으니 감사한 일이 아닌가.


[레벨:23]브니엘남

2019.03.24 09:35:42

4:43절은 4:38로 고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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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9.03.24 21:23:06

예, 요 4:38절이군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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