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44
14:15
또 다른 천사가 성전으로부터 나와 구름 위에 앉은 이를 향하여 큰 음성으로 외쳐 이르되 당신의 낫을 휘둘러 거두소서 땅의 곡식이 다 익어 거둘 때가 이르렀음이니이다 하니
6절과 8절과 9절에 나오는 세 천사와 다른 천사가 15절에 등장합니다. 이 천사는 면류관을 쓰고 낫을 손에 든 인자 같은 이에게 외칩니다. 곡식이 다 익어 거둘 ‘때’(ὥρα)가 되었으니 낫을 휘두르시라고 말입니다. 성경은 ‘때’에 관해서 자주 말합니다. 하나님의 때이고 생명 완성의 때입니다. 종말의 때이고 심판의 때입니다. 영 충만의 때이고 구원의 때입니다. 그런 때를 일상에서는 느끼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상이 늘 그렇고 그런 날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아주 열정적으로 사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무미건조한 겁니다.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자들의 삶처럼 말입니다. 일상을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 걸 성경 용어로 말하면 영적으로 잠드는 겁니다. 이런 비유가 복음서에 종종 나옵니다.
예수께서는 마 25:1-13절에서 ‘열 처녀’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롭습니다. 13절이 결론입니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ὥρα)를 알지 못하느니라.” 열 처녀 모두 졸았습니다. 다섯은 등과 기름을 준비했으나 다른 다섯은 등만 준비했지 기름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일상을 살다 보면 졸지 않을 수 없긴 합니다. 기름만은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기름 준비가 곧 깨어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상투적인 표현일지 모르나 기름 준비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말씀 준비가 아닐는지요. 그게 준비된 사람은 바로 오늘 이 순간을 성경이 말하는 그 ‘때’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때
‘때’를 우리나라 말로는 ‘철’이라고 합니다. 농경시대에는 계절의 순환에 따라 24절기를 만들어서 ‘철’ 따라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철들었다는 말은 지금이 무엇을 할 때인지를 안다는 말입니다. 자신이 지금 뭘 해야 할 때인지를 모으면 ‘철부지’입니다. ‘한로(寒露)’부터는 이슬이 내리고 추워지니 얼른 벼베기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