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살에다시읽는
요한계시록-243
14:14
또 내가 보니 흰 구름이 있고 구름 위에 인자와 같은 이가 앉으셨는데 그 머리에는 금 면류관이 있고 그 손에는 예리한 낫을 가졌더라
위 구절이 말하는 ‘인자’(υἱὸς ἀνθρώπου)는 복음서에도 종종 나오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종말에 세상을 심판하러 올 이를 가리키는 묵시문학 용어입니다. 묵시문학은 바벨론 유수 이후 유대교 사상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 떨어진 그들은 하나님께서 초월적인 능력으로 이 세상을 심판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실 것을 갈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거기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이가 바로 인자입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인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 스스로 자신을 인자로 여겼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언급했겠지만, 우리말 성경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표기한다면 이 단어도 인자가 아니라 ‘사람의 아들’로 표기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위 구절은 인자가 아니라 ‘인자 같은 이’가 구름 위에 앉아있다고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직접 표현하는 게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겠지요.
인자의 모습이 여기서 두 가지 특징으로 나옵니다. 하나는 머리에 쓴 금 면류관이고, 다른 하나는 손에 들린 예리한 낫입니다. 면류관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가리킵니다. 만물이 경배해야 할 대상으로 올림을 받은 겁니다. 낫은 추수에 필요한 농기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알곡과 가라지를 구분하여 추수할 분이라는 뜻이겠지요. 우리를 알곡으로 추수해주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습니다.
인자
처제 이름이 ‘인자’입니다. “큰딸 이름이 ‘인숙’이니 너는 ‘인자’다 인자.” 그렇게 해서 얼떨결에 이름이 ‘인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웃으면서 합니다. 오빠도 있고 언니도 있는데 동네 사람들은 꼭 ‘인자네 집’이라고 합니다. 동네 사람들은 장모님을 ‘언자 엄마, 인자 어머니’라고 부릅니다. ‘인자’라는 이름이 아주 특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