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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답이다
나는 스스로 고도의 깨우침(頓悟)을 얻어 모든 것에서 달관한 도사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상식 수준으로 산다. 죽음과 무의 세계가 무엇인지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으며 그곳으로 갈 준비를 나름으로 하지만 당당하게 혼자서 들어갈 만한 내공 역시 부족하다. 다른 이들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온갖 것을 부둥켜안고 힘들어하는 필부필부(匹夫匹婦)만이 아니라 출가 수도승들도 근본에서는 다를 게 없다. 그들은 다만 오랜 수행의 과정을 통해서 고독한 삶과 무의 세계에 익숙해진 것이 다를 뿐이다. 익숙해졌다고 해서 결정적인 순간에 그 절대적인 세계로 선뜻 뛰어들지는 못한다. 사람이기에 그렇다. 그래도 다른 길이 눈에 들오지 않고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길을 가면 된다.
예수가 내 운명에서 답이다. 어떤 이들은 너무 뻔한 말이라고 실망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으니 말이다. 석가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나는 말리고 싶은 생각이 없다. 휴머니즘이 자기 인생의 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말리지 않겠다. 인생을 행복하게 즐기거나 경쟁에서 이기는 것으로 만족해하는 사람도 옆에서 지켜볼 뿐이다. 이쪽으로 오라고 선전하거나 강요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렇게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수가 답이라는 근거가 뭐냐, 하는 질문을 피해갈 수는 없다. 대답은 이미 신약성경에 수두룩하게 나온다. 수많은 신학자들에 의해서 제시된 대답도 부지기수다. 그걸 내가 다시 여기서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 개인적이고 실질적인 경험에 한정해서 대답하는 게 최선이다. 이 단락은 ‘목사 구원’ 논의에 직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