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어록(321) 14:27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예수는 당신이 평안을 제자들에게 준다고 약속했다. 평안은 헬라어 에이레네의 번역이다. 5:9절의 화평하게 하는 자”(peace maker)를 가리키는 헬라어의 어근도 에이레네. 2:1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는 문장에 나오는 평화 역시 에이레네의 번역이다. 고전 1:3절의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라는 문장에 나오는 평강의 헬라어 역시 에이레네. 우리말 번역은 헬라어 에이레네를 네 가지로 번역한 셈이다. 평화, 화평, 평강, 평안. 문맥에 따라서 다른 단어를 사용할 수는 있으나 우리말 성경에서는 일관성이 떨어지는 방식으로 번역되었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인 평화로 통일해서 번역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는지.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라 보다는 나의 평화를 너희에게 주노라.”라는 문장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헬라어 에이레네는 히브리어 샬롬의 번역이다.

예수의 평화는 세상의 평화와 다르다. 세상의 평화를 대표하는 개념은 팍스 로마나이다. 로마의 평화! 로마는 정치, 경제, 문화, 사상, 예술, 건축 등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제국이었다. 로마의 평화가 세계를 통치하는 기준이 된다는 말이다. 로마 제국은 주변 세계를 당근과 채찍으로 통치했다. 그러나 로마의 체제만 흔들지 않으면 주변 세계를 관용으로 대했다. 종교적 차원에서도 다종교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거대한 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다. 로마 체제에서 유대인들도 자신들의 종교 생활을 보장받았다. 한 마디로 로마의 평화는 인간 문명의 절대화였다. 예수의 평화는 문명의 절대화를 향한 저항이다. 하나님 외에는 그 어떤 정치 집단이나 체제를 절대화하지 않는 것이다. 예수의 평화는 로마의 평화와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는 예수의 십자가 처형이다.

예수의 평화를 아는 사람은 근심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세상으로부터 인정받지 않아도 이미 영혼의 풍요로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염려하지 않는다. 이런 염려는 로마의 평화를 이데올로기로 여기는 이방인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오늘날과 같은 자본주의 시대에는 예수의 평화만으로 근심과 두려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믿음이 약한 사람들도 예수의 평화만으로 충분히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누구에게나 최소한 일용할 양식이 보장되었으면 한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는 주기도에서 일용할 양식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게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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