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일지 11월22일

조회 수 4412 추천 수 0 2020.11.23 16:21:01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1122, 창조절 12

 

1) 캐셔- 예배 후에 집에서 둘째 딸과 대화하는 중에 자신이 오늘 들었던 설교 내용 중에 내심 찔리는 대목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마트 캐셔(계산원) 이야기입니다. 본인도 캐셔를 인격체로 대하지 못하고 그냥 계산해 주는 기계처럼 대했다네요. 그래서 설교에 나온 것처럼 그가 서툴게 처리하면 짜증이 났다는 겁니다. 지극히 작은 자를 인격체로 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유대계 철학자인 마틴 부버(M. Buber)나와 너(Ich und Du)라는 책에서 이런 문제를 정확하게 짚었습니다. 현대인은 사람을 순전히 대상, 그것으로만 대하면서 산다고 합니다. 회복해야 할 관점은 입니다. 대상이 사물로서의 그것이 아니라 인격으로서의 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관점이 바로 설교에서 강조한 파루시아 개념의 실제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라는 관점에서는 지극히 작은 자와 지극히 큰 자가 다르지 않습니다. 모두가 소중한 입니다. 사람만이 아니라 소나무와 나비도 다 소중한 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대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그에게 신비가 가득한 하나님의 창조물로 다가오겠지요. 그런 세계 경험이 곧 영생에 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2) 교회력- 오늘은 2019~2020년 교회력 마지막 주일이었습니다. 2019121일 대림절 첫째 주일을 시작해서 이제 52주의 교회력이 끝난 것입니다. 2020~2021년 새로운 교회력이 다음 주일인 1129일의 대림절 첫째 주일로 시작합니다. 교회력은 대림절부터 시작해서 성탄절, 주현절, 사순절, 부활절, 성령강림절, 창조절로 이어집니다. 전체가 일곱 절기입니다. 대림절부터 부활절까지는 주로 성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제로 하는 절기입니다. 6개월간 지속합니다. 성령강림절은 성령을 주제로 하는 절기로서 보통 6~8월에 해당합니다. 3개월간 지속합니다. 창조절은 성부를 주제로 하는 절기로서 보통 9월에서 11월까지 이어집니다. 개신교 교인들은 교회력(church calendar)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예전예배를 대하는 태도와 비슷합니다. 개신교 교인들이 교회력이나 예전을 로마가톨릭교회나 정교회의 종교적 특징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실존적으로 예수를 믿고 구원받는다는 사실에 집중하다 보니 교회력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겁니다. 이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건강하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일종의 편식이니까요. , 다음 주일은 대림절 첫째 주일입니다. 기다려보십시오.

 

3) 유튜브- 우리 교회의 유튜브 방송을 시청하는 분들이 느린 속도이지만 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한 지난여름만 하더라도 구독자가 80명 내외였는데, 지금은 209명입니다. 조회 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유튜브 예배 방송담당자는 이*희 집사입니다. 한두 번이 아니라 매주 이 일을 감당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내년에는 누군가 나서서 일을 분담해주었으면 합니다. 여기에는 인터넷 기기를 만질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니까 아무나 할 수도 없겠지요. 누가 자기를 도와주면 좋을지는 이*희 집사가 가장 잘 알 테니, 제가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서로 형, 동생 하면서 지내는 이*영 교우가 있긴 합니다. 서로 마음을 합해서 일을 적절하게 나눠서 할 수 있으면 최선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본인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군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교회에서도 비대면이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그 경향은 여전하겠지요. 앞으로 우리 교회의 유튜브 방송이 좀 더 품격 높은 방송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해나가는 게 좋겠습니다.

 

4) 운영위원회- 2020년에는 코로나19 비상사태라서 운영위원 회의가 몇 번 열리지 못했습니다. 원래는 매달 한 번씩 정기 회의가 있고, 임시 회의도 열렸습니다. 위원장 정*, 예배부장 김*, 교육부장 양*, 봉사부장 이*, 나눔선교부장 박*, 어린이청소년부장 신*, 사무관리부장 홍*, 재정부장 김*근입니다. 그리고 담임 목사는 당연직입니다. 위원장은 세례 교인으로 교회에 등록한 지 5년 이상 된 교인 중에서 선출하는데, 운영위원회에서 추천하고 교인총회에서 인준받습니다. 올해는 봉사부, 교육부, 어린이청소년부가 활동을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이어지리라 예상합니다. 126일과 27일에 운영위원 회의가 열립니다. 2021년도 교인총회를 준비하는 회의입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는 운영위원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5) 떠나는 분들- 2020년에는 새로운 교인으로 등록한 가정이 딱 한 가정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1차 확산이 시작하기 바로 전 주일인 29일이었습니다. 전 가족이 예배에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교인이 오기보다는 오히려 잠적하는 기존 교인들이 더 많습니다. ‘자의반타의반으로 교회를 떠나는 분들이 계십니다. 사정도 여러 가지입니다. 다른 교회를 찾아서 가면 다행이지만 교회 생활 자체를 포기하는 분도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많은 분이 계신 건 아니고, 아주 소수의 분이 그렇습니다. 너무 염려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내년에는 생활 근거지를 외국이나, 국내라고 하더라도 먼 지역으로 옮길 분들이 계십니다. 그중에 청년들도 끼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두를 선하게 인도하시겠지요. 그건 그렇고, 교회 생활은 순전히 신앙만으로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교인들끼리의 친교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친교의 기회가 거의 없어졌습니다. 자주 나오는 분들 사이에서만 친교 시간을 조금씩 나누는 실정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많은 분이 이제는 이따금 교회에 나와도 낯선 교회에 간 듯한 느낌이 들 겁니다. 그러다 보면 교회를 향한 발걸음이 더 뜸해지겠지요. 유튜브를 통해서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런 현상을 더 가속합니다. 유튜브 예배 방송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비대면 시대에 필요한 도구이면서 교회 생활을 외면하게 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어떤 형태의 교회 생활이 바람직하고 현실성이 있는 건지는 시간을 두고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아직은 뾰족한 답이 없습니다. 말이 옆으로 흘렀군요. 어쩔 수 없이 교회 생활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교인들에게 주님의 평화가 늘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6) 헌금- 113주차(1122) 2,770,000(오프 580,000/ 2,190,000/ 등록 교인 외: *, *)/ 농협 301-0243-3251-71(대구 샘터교회)


[레벨:17]시골뜨기

2020.11.23 19:16:19

헌금 합계가 2,770,000원입니다.

[레벨:4]영파

2020.11.24 11:09:29

존경하는 목사님,

2019-2020 한 해 동안의 영적여정에서 말할 수 없는 빚을 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주간일지 2번 교회력 가운데

'52의 교회력이'는 '52주일의 교회력이'로,

'창조절은 성자를 주제로'는 '창조절은 성부를 주제로'로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샬롬!


여수에서 송 혁 올림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20.11.24 20:18:31

와, 송 목사님이시군요.

작년 10월말 여수에서 2박3일 동안 함께 지낸 시간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코로나19 사태도 언젠가는 여하한 방식으로 지나갈 터이니

이제 우리가 가야 할 새로운 교회력 안으로 깊이 들어가봅시다.

짚어주신 내용은 고쳐놓겠습니다. 

평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sort

3월18 수혼법 [5]

  • 2009-03-17
  • 조회 수 4422

2009년 3월18 수혼법 칠 형제가 있었는데 맏이가 아내를 취하였다가 상속자가 없이 죽고, 둘째도 그 여자를 취하였다가 상속자가 없이 죽고, 셋째도 그렇게 하여, 일급이 다 상속자가 없었고 최후에 여자도 죽었나이다.(12:20-22) 신명기 25:5절 이하에 나오는 율법은 아주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자식이 없이 남편이 죽었을 때 아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 말하자면 수혼법(嫂婚法, levirate marriage)에 관한 것입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죽은 자의 아내는 다른 남자와 재혼하지 말고 남편의 형...

주간일지 11월22일 [3]

  • 2020-11-23
  • 조회 수 4412

대구 샘터교회 주간일지 2020년 11월22일, 창조절 12주 1) 캐셔- 예배 후에 집에서 둘째 딸과 대화하는 중에 자신이 오늘 들었던 설교 내용 중에 내심 찔리는 대목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마트 캐셔(계산원) 이야기입니다. 본인도 캐셔를 인격체로 대하지 못하고 그냥 계산해 주는 기계처럼 대했다네요. 그래서 설교에 나온 것처럼 그가 서툴게 처리하면 짜증이 났다는 겁니다. 지극히 작은 자를 인격체로 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유대계 철학자인 마틴 부버(M. Buber)는 『나와 너』(Ich und Du)라는 책에서 이런 문제를 정확하게 ...

6월19일- 귀신 [4]

  • 2006-06-19
  • 조회 수 4412

2006년 6월19일 귀신 예수께서 각종 병이 든 많은 사람을 고치시며 많은 귀신을 내쫓으시되 귀신이 자기를 알므로 그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시니라. (막 1:34) 예수님은 앞서 회당에서도 더러운 귀신을 내쫓으셨고, 이제 시몬의 집에서도 역시 많은 귀신을 내쫓으셨습니다. 복음서의 이런 보도 앞에서 지성적이라고 자처하는 우리는 약간 당혹스럽습니다. 과연 이런 보도를 그대로 믿어도 될까요? 어떤 사람들은 이런 성서 텍스트를 바르게 이해하려면 탈신화화(脫神話化)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고대인들의 신화적 표상으로 묘사된...

5월20일- “나를 따라오라!” (1) [2]

  • 2006-05-20
  • 조회 수 4411

2006년 5월20일 “나를 따라오라!” (1)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막 1:17) “나를 따라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지난 2천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을 뿌리째 흔들었습니다. 이 말씀에 의지해서 세속에서 이루고 싶었던 모든 삶을 포기하고 수도원으로, 오지로 떠난 이들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 인류 역사에 등장한 수많은 위인들의 어록에서 바로 이 예수님의 말씀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친 말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 명령문은 두 단어로 되어 있습니다. ‘나’를 ‘따라...

7월25일 이백 데나리온 [1]

  • 2007-07-24
  • 조회 수 4387

2007년 7월25일 이백 데나리온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시니 여짜오되 우리가 가서 이백 데나리온의 떡을 사다 먹이리이까. (막 6:37)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님의 엉뚱한 말씀을 들은 제자들도 물러서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물러서지 않았다기보다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반응이겠지요. 돈도 없는 우리가 이 백 데나리온(1천만 원 상당)어치의 빵을 사와야 되느냐, 하는 반론입니다. 제 삼자가 이 대화를 들었다면 아마 제자들의 손을 들어주었겠지요. 하나님 나라를 향한 주님의 요청과 우리의 현실 사이에는...

새해 달력 file [6]

  • 2014-01-01
  • 조회 수 4385

1월1일(수) 새해 달력 내 책상 왼편은 창문이다. 창문 옆에 새해 달력을 걸었다. 한독약품에서 나온 달력이다. 지난 주일에 대구샘터 교우 한분이 선물로 주신 거다. 앞으로 일 년 동안 내 눈길을 자주 끌게 될 달력이다. 1월 그림이 그 유명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다. 그림 아래 설명을 보니 우피치 미술관 소관이다. 중간에 있는 여자가 비너스인가본데, 또는 이브인지도 모르겠으나, 표정이 야릇하다. 무심한 듯 어디를 바라보고 있다. 아니 초점을 잃은 건지도 모른다. ...

6월5일- 잠잠하라. [3]

  • 2006-06-05
  • 조회 수 4381

2006년 6월5일 잠잠하라. 예수께서 꾸짖어 이르시되 잠잠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하시니 (막 1:25) 귀신들린 사람에게 예수님은 두 가지 말씀으로 꾸짖으셨습니다. 하나는 “잠잠하라.”이며 다른 하나는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입니다. 이런 표현에 의하면 예수님은 귀신들린 사람이 아니라 귀신을 꾸짖으신 겁니다. 그렇다면 결국 예수님은 귀신의 실체를 인정하셨다는 말이 되는군요. 귀신의 실체 문제는 앞에서 잠간 다루기도 했고, 또 뒤에서 축귀, 치유, 기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다시 언급하게 될 테니까 여기서는 이만 접겠...

리베라 메, 도미네 [1]

  • 2011-02-16
  • 조회 수 4371

지난 월요일 어느 모임에서 강연을 하다가 베르디의 ‘레퀴엠’에 관한 이야기를 했소. 그 곡 중에 ‘Libera me, Domine’라는 제목의 노래가 나오오. 그 뜻은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요. 그 이외에도 영원한 안식, 진노의 날, 비통의 날, 세상은 먼지가 되리라 등의 제목이 나오오. 언제 기회가 되면 이 레퀴엠 내용으로 일련의 글을 써보고 싶소. 레퀴엠 해설로 여름 수련회를 열면 어떨지. 분위기가 너무 칙칙할지 모르겠구려. 생각해보겠소. 사람은 왜 마지막 순간에 ‘나를 구원하소서.’라고 외치지 않을 수 없는 거요? 일단 우리 운...

복음 (3) 3월25일 [1]

  • 2006-03-26
  • 조회 수 4370

2006년 3월25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막 1:1) <복음 3> 저는 앞서 출애굽과 포로귀환을 ‘기쁜 소식’으로 이해하는 구약의 해석이 신약에서는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혹시 이 말에 오해가 있을까 해서 변명해야겠습니다. 우리의 억압된 삶의 구조가, 그런 것들은 대개 경제와 정치에 연관된 것인데, 해방의 구조로 바꾸는 일들이 무의미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늘 대한민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사는 분들이 한국 사람들과 아무런 차별이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이 사회구조를 바꿔나가는 일은 ...

5월22일 “나를 따라오라!” (3) [3]

  • 2006-05-22
  • 조회 수 4367

2006년 5월22일 “나를 따라오라!” (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 (막 1:17) 예수님은 왜 시몬 형제들에게 “나를 따라오라!”고 말씀하셨을까요? 본문은 그 대답을 정확하게 제시합니다.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사람을 낚는다는 표현이 우리에게 썩 유쾌하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고기를 낚는 것처럼 사람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이끌어 들인다는 의미일 텐데, 번역자들이 그걸 우리말로 아름답게 표현할 길이 없었나 봅니다. 이미 우리에게 잘 적용된 용어...

10월25일 이혼증서(2)

  • 2008-10-24
  • 조회 수 4366

2008년 10월25일 이혼증서(2) 이르되 모세는 이혼 증서를 써주어 버리기를 허락하였나이다.(막 10:4) 모세는 왜 이혼증서를 써 주라고 했을까요? 일단 고대 이스라엘의 가부장적 문화가 만든 악한 질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남자가 마음만 먹으면 간단히 이혼증서를 써 주고 여자를 쫓아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칠거지악(七去之惡)이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근거로 통용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말이 많거나 질투 하는 것도 그런 근거였다고 하네요. 여자, 아이, 노예 등을 성인 남자에 비해서 어딘가 부족한 인간이라고 생...

진달래 옮겨심기 file [3]

  • 2015-04-09
  • 조회 수 4363

오늘 점심 먹고 앞산에 가서 진달래를 캐왔다. 이장에게 물었더니 뿌리까지 캐야 한다고 해서 마대 자루에 담아서 가져왔다. 우리집 앞마당에 심은 건 아니고 식당 식탁에 앉아 마주보이는 얕은 언덕에 심었다. 식탁에 앉을 때마다 그곳에 진달래가 있었으면 했다. 심어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잘 보일까 모르겠다. 이미 진달래가 지고 있었다. 그리고 캐서 가져오는 중에 꽃이 많이 졌다. 그래도 기운 잃은 꽃송이가 보이긴 한다. 저런 걸 세 그루 심었으니까 몇 년 지나면 어느 정도 모양이 날 거다. 아래...

<연민이 없다는 것> [6]

  • 2014-01-07
  • 조회 수 4359

1월7일(화) <연민이 없다는 것> 얼마 전에 모르는 분에게서 책을 한 권 받았다. 손으로 정성스레 쓴 편지와 함께. 가끔 이런 일들이 있어서 그렇고 그런 책인가 보다 하는 생각으로 별 기대 없이 책을 펼쳤다. 그런데 예상 밖이었다. 대략 50 꼭지 정도 되는 산문들이 말 그대로 주옥과 같았다. 글에 품격이 묻어났다. 주제 또한 얼마나 다양한지 모른다. 저자의 책읽기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독서로만 도달하기 어려운 삶에 대한 직관이 있었다. 아마 저자가 살아온 삶의 궤적이 한몫 했으리라. ...

5월11일 하나님의 나라 (8) [1]

  • 2006-05-11
  • 조회 수 4348

2006년 5월11일 하나님의 나라 (8)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막 1:15) 우리에게 가까이 온 하나님의 나라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혹은 이 땅의 나라와 일단 구별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의 나라 밖에 없다면, 또는 하나님의 나라와 이 세상의 나라가 동일하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말은 무의미하니까요. 예. 분명히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의 나라와 구별되며, 구별되어야만 합니다. 오늘 우리가 경험하는 이 세상은 하나님의 나라와 동일하...

예수님의 시험 (4), 4월28일 [7]

  • 2006-04-28
  • 조회 수 4325

2006년 4월28일 예수님의 시험 (4)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 (막 1:13) 예수님이 사탄에게 받은 두 번째 시험은 다음과 같은 요구였습니다.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리로다.”(마 4:5,6) 만약 예수님이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렸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예...

은혜와 진리, 요한복음 묵상(10) [3]

  • 2013-05-02
  • 조회 수 4298

1:14절에 예수의 영광에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했다고 한다. 은혜와 진리는 보기에 따라서 궁합이 맞지 않는 결합이다. 은혜는 종교적인 개념인데 반해서 진리는 철학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요한복음 기자가 기독교 신앙의 진수를 정확하게 뚫어보고 있다는 증거다. 복음은 은혜이면서 동시에 진리다. 은혜는 진리로 나타나야 한다. 참된 진리를 아는 사람은 그것이 은혜의 차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진리를 단순히 낱말 뜻인 ‘참된 이치’로만 알면 곤란하다. 진리로 번역된 헬라어 ‘알레테이...

예수와 천사들, 5월1일 [1]

  • 2006-05-01
  • 조회 수 4297

2006년 5월1일 예수와 천사들 광야에서 사십 일을 계시면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며 들짐승과 함께 계시니 천사들이 수종들더라. (막 1:13) 마가복음에 의하면 예수님이 시험받는 마지막 장면은 예수님을 돕는 천사들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도왔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말할 수 없지만 예수님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만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짐승들이 예수님과 함께 했던 것처럼, 이제 천사들이 예수님과 함께 함으로서 예수님을 도왔습니다. 성서는 천사에 대해서 자주 언급합니다. 그것만...

한기총의 자중지란 [4]

  • 2011-03-03
  • 조회 수 4292

그대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기총의 추태에 관해서 소식을 들으셨소? 길자연 목사와 이광선 목사 사이에 벌어진 이전투구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소. 지난 수년간에 걸쳐서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천문학적인 돈이 뿌려졌다는 사실이 이들의 살벌한 물어뜯기 식의 싸움에서 밝혀졌소. 대표회장에 나서려면 20억이나 30억이 든다는 말도 나왔는데, 정말 믿기 힘든 일이오. 목사가 무슨 수로 그런 돈을 모을 수 있으며, 그 돈을 선거 운동에서 사용한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소. 약간 씩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피선거권이 ...

마르다와 마리아 [3]

  • 2016-07-18
  • 조회 수 4288

7월18일 마르다와 마리아 눅 10:38-42절에 나오는 마르다와 마리아 이야기는 누가복음의 독립 전승이다. 마태복음과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차이가 난다. 누가복음은 예수가 마르다와 마리아 집에 들어왔을 때 마르다는 부엌일에 충실했고 마리아는 말씀 듣는 일에 충실했다고 하는 반면에, 다른 복음서는 마르다에 대한 언급은 없이 마리아가 향유를 예수의 머리에 부었다고 한다. 조금 자세하게 보자. 마태(26장)는 예수가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 계실 때 한 여자가 향유를 식사하는 ...

옥중서간(5)- 비종교화(1)

  • 2010-05-08
  • 조회 수 4279

끊임없이 나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도대체 기독교가 오늘 우리에게 무엇이며,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하는 문제다. 이런 질문을 이제 신학적인 말이건, 신앙적인 말이건 말에 의해서 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내면성과 양심의 시대, 즉 일반적으로 종교의 시대(die Zeit der Religion)도 지났다. 우리는 완전히 무종교의 시대(völlig religionslose Zeit)를 맞고 있다. 이제 자연적인 인간은 이미 단순히 종교적인 인간이 될 수 없다. 종교적이라고 보이는 사람들도 결코 그것을 실제의 행위에서 나타내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

TEL : 070-4085-1227, 010-8577-1227, Email: freude103801@hanmail.net
Copyright ⓒ 2008 대구성서아카데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