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10일 성만찬(6)
또 잔을 가지사 감사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니 다 이를 마시매(14:23)
성찬식에 관한 지난 묵상에서 로마가톨릭교회(이하 천주교)와 개신교의 다른 점을 짚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다른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천주교는 미사 때마다 성찬식을 거행하는 반면에 개신교는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는 부활절이나 성탄절 등, 큰 절기 때만 성찬식을 거행할 뿐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일 년에 4번, 많으면 매월 1회 정도 거행합니다.
개신교회의 예배에서 성찬식이 소홀하게 다루어지는 이유는 몇 가지가 되겠지요. 첫째, 우리는 성찬식의 신학적인 중요성을 정확하게 알지 못합니다. 둘째, 개신교 예배는 말씀에 무게를 둡니다. 셋째, 성찬식을 매주 행하면 형식주의에 빠질 수 있다는 염려도 있습니다. 넷째, 큰 교회에서 성찬식을 매주 거행하기에 실제적인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이런 몇 가지 이유로 개신교회는 성찬식을 소홀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성찬식을 소홀하게 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예배학적으로 잘못입니다. 예배의 기본 구조는 계시와 응답입니다. 계시는 말씀으로 임하고, 응답은 찬양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말씀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들리는 말씀이고, 다른 하나는 보이는 말씀입니다. 들리는 말씀은 성경봉독과 설교이고, 보이는 말씀은 성찬식입니다. 기독교 역사는 이 두 가지 말씀의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물론 성찬식이 없는 예배를 무조건 잘못된 예배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개신교회의 예배에도 부분적으로 성찬 정신이 남아 있긴 합니다. 성찬의 중요한 의미 중의 하나가 형제와 자매들의 친교라고 한다면, 일차적으로 광고 시간이 친교일 수 있고, 예배 후의 식사 시간도 그렇게 분류될 수 있습니다.
주일예배 때마다 성찬식을 거행한다는 것은 교회의 크기를 정하는 데에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초대형교회는 성찬식이 불가능할 테니까요. 성찬식이 가능한 교회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교회에서는 성찬식이 자주 열리기가 힘들뿐더러, 주일예배 후의 식사시간에도 눈치를 봐야 합니다.
빨리 먹고 일어나든지 아니면 눈치 보기 싫으면 교회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든가 그냥 맘 편하게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주일날 식사 당번의 선교회에는 몇주 전부터 부담과 스트레스로 준비를 합니다.
어쩔때는 주일예배 후 아예 식사 시간이 없는 것이 모두에게 좋다고 여겨질때도 종종 있고요.
그래서인지 소중한 성찬식이 그리워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