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69)- 하나님의 선교

조회 수 2188 추천 수 0 2014.06.27 23:27:30

 

교회 밖 경비의 대부분은 선교비와 구제비다. 이 두 가지는 서로 구분되기도 하고 서로 맞물려 있기도 하다. 이것은 일단 선교 개념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예컨대 직접 전도만을 선교라고 본다면 선교비는 독립적으로 운용된다. 한국교회는 이런 경향이 강하다. 전도집회를 개최한다거나 해외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간접 전도까지 선교로 본다면 선교비의 범위가 확대된다. 장애인 개인이나 단체를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일, 기독교 언론을 지원하는 일, 사회 시설을 후원하는 일도 선교에 포함된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전도, 혹은 선교 문제를 한번 짚자. 이런 문제가 정리되어야 교회 재정 집행도 정상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선교, 또는 전도는 믿지 않는 사람들을 교회로 불러와서 믿는 사람이 되게 하는 일체의 행위로 받아들여졌다. 그런 열정을 가진 선교사들이 한반도에도 들어와서 오늘 한국교회의 밑거름이 되었다. 지금도 그런 열정으로 무신론자들이나 타종교인들에게 개종을 요구하는 선교사들이 많다. 심지어 이슬람권으로 들어가서 불법적으로 전도하는 사람들도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세계교회는 타종교인들을 향해서 개종 전도를 하지 않는다. 이런 전도는 실제로 효과가 별로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종교분쟁의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타종교인들이 자발적으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을 막는다는 뜻은 아니다.

 

이런 변화에는 선교개념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깔려 있다. 세계교회협의회(WCC)20세기 중반부터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을 전하기 시작했다. 선교는 교회의 일이기 전에 하나님의 일이라는 뜻이다. 선교의 주도권이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는 뜻이다. 그게 미씨오 데이 개념이다. 이런 개념에 따르면 교회의 이름을 걸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세계 곳곳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하나님의 선교다. 예컨대 국경없는 의사회같은 단체의 활동도 역시 하나님의 선교다. 세계교회협의회는 이런 신학적 착상에 근거해서 인권 단체는 물론이고, 우파 군사독재 정권과 투쟁하는 좌파 반정부 군사 단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빌미가 되어 한국교회의 보수 단체들은 세계교회협의회를 용공단체라고 매도한다

 

하나님의 선교 개념에 따르면 결국 예수 그리스도라는 복음의 정체성이 훼손된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이런 논란을 여기서 다시 제기하지 않겠다. 선교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만 짚은 것으로 만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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