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2일 잠든 예수

조회 수 2206 추천 수 10 2007.03.22 08:08:58
2007년 3월22일 잠든 예수

예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더니 제자들이 깨우며 이르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 하니.(막 4:37)

갈릴리 호수를 항해하고 있는 배 안에서 예수님이 졸았다고 합니다. 왜 졸았을까요? 피곤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게 가장 적절한 대답일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피고하면 아무리 정신적으로 긴장해 있으려고 해도 그게 안 됩니다. 예수님이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는 중에 제자들도 졸았습니다. 그 순간에 그 유명한 예수님의 경구가 나옵니다. 마음은 원이지만 육신이 약하다고 말입니다.
예수님도 졸았고, 제자들도 졸았습니다. 양쪽 모두 피곤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약간 거꾸로 본다면 제자들의 졸음보다는 예수님의 졸음이 조금 더 무책임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처한 위기의 상황을 몰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졸았지만 지금 예수님은 정말 위급한 상황인데도 졸았습니다. 창졸간에 배가 전복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거기서 잠이 오나요? 물론 성서 기자들은 그것을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양쪽을 그렇게 단순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성서 기자들은 예수님이 광풍 가운데서도 초연할 정도로 영성이 깊었다는 사실을, 이런 데서도 바로 예수의 메시아성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겠군요. 그들이 허둥대는 제자들과 곤히 잠든 예수님을 대비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지 저는 이런 구절에서 위로는 받는군요. 하나님과 동일하신 분이었던 예수님도 경우에 따라서 조는데, 하물며 저 같은 사람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제 강의시간이나 설교시간에 조는 걸 뭐라 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방해만 주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잠든 예수님을 깨우지 맙시다. 저는 잠든 예수님의 모습이 보기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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