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12)

조회 수 2205 추천 수 2 2010.03.10 23:27:12

하나님 나라(12)

 

 

우리가 만일 그리스도라는 칭호의 의미를 바로 이해한다면 그리스도와의 사귐이 보다 심층적이고 명백한 교회관을 제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라는 칭호와 하나님 나라를 향한 예수의 주된 관심은 불가분리로 결합되어 있다. 예수가 지상에서 행한 모든 활동은 그의 오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선포에 의해서 결정되어 있었으며, 그리스도 칭호는 자신의 사명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절대적이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와의 사귐은 세계의 미래인 하나님 나라에 헌신하는 것과 같다. 하나님 나라의 선포와 대망이라는 점에서 그리스도와의 사귐은 사물화(私物化)하는 종교적 관념을 거부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와의 사귐이 교회의 삶에 중심이라는 말은 교회가 인류역사의 궁극적인 목적인 하나님 나라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통찰을 가리킨다.(106)

 

그대는 우리가 그리스도로 믿는 예수의 운명에서 가장 핵심적인 현실성은 하나님 나라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요. 노파심으로 말하는 건데, 혹시 이런 문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오? 이 문장에 나오는 단어는 그리스도, 예수의 운명, 현실성, 하나님 나라요. 각각의 단어들이 가리키는 어떤 영적 세계를 알지 못한다면 이 문장도 이해하기 어려울 거요. 그대는 늘 생각을 쉬지 않는 사람이니 이 단어와 문장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거나 알려고 노력할 거로 보오. 좀더 진도를 나가봅시다.

교회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공동체요. 이 공동체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와 영적인 사귐을 경험하고 있소. 우리가 세례를 받았다는 것과 성만찬에 참여한다는 것은 바로 그 사실을 가리키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와 하나님 나라가 불가분리의 관계라는 거요. 하나님 나라는 세계 전체의 미래요. 그게 분명하다면 교회는 늘 세계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며, 그것이 곧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한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라오.

세계의 미래를 염두에 두는 신앙생활이 무엇인지 궁금할 거요. 우리가 모두 세계 정치 무대에 서거나 물리학자와 생물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오. 우리는 각자 유치원 선생으로 살아가기도 하고,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노동자로 살아가기도 하오. 장사를 하기도 하고, 그냥 전업주부로 살기도 하오. 각자의 삶이 다양하기에 어떤 한 가지만을 인류의 미래에 참여하는 것을 결정할 수 없다오. 여기서 핵심은 위에서 판넨베르크가 짚었듯이 기독교 신앙을 사물화(私物化)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오. 개인의 경건에 떨어지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오. 기독교 신앙을 개인의 도덕성 함양이나 종교적 위로의 도구로 삼는 태도를 말하오.

신앙의 사물화는 우리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소. 미국교회도 역시 마찬가지요. 이런 현상은 자본주의의 특징과 맞물려 있는 것 같소이다. 개인의 부를 삶의 동기로 삼는 자본주의 말이오. 이런 시대정신 앞에서 그대는 어떻게 세계의 미래인 하나님 나라에 헌신하며 살아가려 하오? (2010년 3월10일, 수요일, 눈,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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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나무늘보

2010.03.11 12:43:05

예수의 현실성이자 세계의 미래로서의 하나님 나라. .......그리스도와의 사귐은 세계의 미래인 하나님 나라에의 헌신..... 그러고보니 요즘 많이 생각하고 있던 화두이네요...  목사님의 글로 접하고나니 조금 명확해질 듯 하더니,   제 삶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되네요... 그냥 감만 잡고... 목사님의 다음 말씀을 기다리려구요...

 

바쁜 일상중에 다비아를 통해 누리는 말씀은 정말 단비요 오아시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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