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공부(84)- 예수의 족보 이야기

조회 수 2200 추천 수 0 2014.07.15 23:44:57

 

예수의 족보 이야기

 

앞에서 구약의 첫 구절을 인용했으니 이제 신약의 첫 구절인 마 1:1절을 인용하겠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 이 문장의 뜻은 단순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진술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데 족보를 거론할 필요가 있었겠냐, 하는 점이다. 족보 이야기가 없어도 복음을 전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족보 이야기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예수의 신성이 족보 이야기로 인해서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이 족보 이야기를 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질문은 마태가 왜 아브라함과 다윗을 족보 이야기의 대표로 선택했느냐, 하는 것이다. 족보 이야기가 실제로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되니까 아브라함만 선택해도 좋았다. 굳이 다윗까지 거론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윗은 왕이었다.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과 운명에서 볼 때 왕의 혈통은 어울리지 않는다. 마태가 다윗을 거론한 이유는 메시아가 다윗 후손으로 온다는 구약의 메시아 전통 때문이다. 나는 지금 신구약에 걸친 메시아 전통과 그런 사상에 대해서 말하려는 게 아니다. 성서본문은 수많은 질문을 내포한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뿐이다.

 

현대의 해석학 철학자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Hans Georg Gadamer, 1900~2002)100세 되던 해에 독일 <슈피겔> 주간지 편집장과의 인터뷰에서 철학의 본질을 가리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질문할 줄 알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오래 전에 빙엔의 힐데가드는 이렇게 말했다. “When human does not ask question, the Holy Spirit does not give answer.”(질문하지 않으면 성령도 대답하지 않는다. Hildegard of Bingen, 12th century, 다비안 히말라야 님의 대글에서 인용). 소크라테스의 산파법이라는 것도 질문을 통해서 진리를 깨닫게 하는 교육방법이다. 내 생각에 설교자는 회중들에게 무언가를 말하기 전에 성서의 영적인 깊이에 대해서 질문할 줄 알아야 한다. 질문 행위 자체가 영성이기 때문이다. 그것 없이도 얼마든지 설교할 수 있다? 그러면 약장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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