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8일 지옥(10)

조회 수 2103 추천 수 3 2008.10.17 23:17:19
2008년 10월18일 지옥(10)

거기에서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아니하느니라.(막 9:48)

루터는 지옥에 예수님이 계시다면 지옥을 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지옥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구더기와 불로 표상되는 지옥의 두려움 때문에 예수를 믿는다면 그건 기독교 신앙에 대한 모독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생명’과 직결됩니다. 루터가 지옥이라도 갈 수 있다고 말한 이유는 예수를 통해서만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질문이지만, 무엇이 생명일까요?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경험할까요? 예수 부활에서 궁극적인 생명을 경험한다는 기독교 신앙의 토대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그것은 우리가 한 두 번의 말로 끝내도 좋을 정도로 간단하고 실증적인 생명이 아니라 종말까지 열린, 태초의 창조 사건과 동일한, 그래서 우리가 신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생명입니다. 부활의 예수님이 바로 우리의 생명이라는 사실이 핵심입니다. 기독교인이라고 한다면 어떤 경우에라도, 비록 지옥에 떨어지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그 사실에 영적 시선을 고정시켜야합니다. 사실 우리는 죽는 순간에 누구나 지옥을 경험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우리의 몸을 박테리아나 구더기가 먹거나, 불이 태우겠지요.

이런 점에서 지옥은 이 생명 표상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도 명암 기법을 통해서 어떤 것을 강조하는 것처럼 지옥은 생명을 밝혀주기 위한 어두운 그림자와 같습니다. 밝은 빛을 놓치고 그림자에만 눈을 고정시킨다면 그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예수 부활의 생명을 아는 사람은 결코 지옥의 두려움에 빠져들 수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끝으로, 부활은 죽음을 이긴 사건입니다. 무덤의 문이 열린 사건입니다. 예수의 부활로 인해서 이제 지옥의 문지기들은 실직자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주님을 찬양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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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시와그림

2008.10.18 15:25:12

정말로 아득합니다
생명의 근거가 예수라는 진리 앞에서는
모든 형태를 고집하는 것들이
이완되고 해체 됩니다
'판단 중지'라고 해야 할까요
'융해'라고 해야 할까요

치고 나갈 지혜는 없어도
가슴이 뻐근하도록 기뻐하며 주님을 찬양합니다!

[레벨:19]이선영

2008.10.18 20:06:40

정말 생명이 무엇일까요..
'한 두 번의 말로 끝내도 좋을 정도로 간단하고 실증적인'
답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명을 향해서 마음을 연다는 것이 구체적 삶에서 어떻게 경험될지,,
이 가을에,
죽음을 이긴 예수의 부활 생명,
그 속으로 깊이 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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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8 21:32:07

와, 아득함의 경지를 저렇게 술술 말하다니,
시와그림 님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의 도 안으로 텀벙 들어가 버렸군요.
판단중지는 옳은 말 같구요,
융해는 조금 빗나간 말 같네요.
철학에서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그런 개념에 따르면 그렇다는 거에요.
그래도 뭐 자신이 독특하게 쓰겠다고 한다면
남이 맞다 틀렸다 시비를 걸 건 없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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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08.10.18 21:37:46

이선영 청년은 지금 뭐 하는 사람일꼬?
잘 들어요.
지금 그런 궁금증을 놓치지 말시게나.
철학과 신학의 기초가 바로 그거거든.
궁금증을 못이기는 내적 요구,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거라네.
죽을 때까지 그걸 놓치지 않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그게 없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지.
행, 불행이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으니, 빼고,
대신 영적이라는 말로 바꾸세나.
근본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사는 게 바로 영적인 삶이라네.
왜 죽을 때까지 궁금증을 유지할 수밖에 없냐 하면,
궁극적인 대답은 하나님과 대면해야만 주어지는 것이기에 그렇다네.
젊은 시절에 실컷 생각하게나.
좋은 주일.

[레벨:4]kich

2010.05.23 16:30:02

목사님 여쭤볼 내용이 있습니다.

루터의 말 '지옥에 예수님이 계신다면 지옥을 택하겠다'라는 말이 어디에 기록되어 있나요?

출처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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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00]정용섭

2010.05.23 18:38:28

kich 님,

질문하신 그 출처는 나도 모릅니다.

내가 직접 확인한 게 아니라

어떤 학자의 글에서 읽은 거랍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나올까요?

혹시 찾으면 저에게도 알려주세요.

출처는 모르지만

루터의 언급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해요.

잘 알려진 내용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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