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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오늘은 금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시작이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 순간에 마지막 날이 왔습니다. 이렇게 제 인생에도 마지막 날이 올 것입니다. 아무도 그 날을 막을 수도, 늦출 수도 없습니다. 죽음의 날인 그 순간은 도적같이 옵니다. 그 순간을 준비하며 살겠습니다. 그 준비는 곧 하나님께서 지난날과 지금 저에게 베푸신 은총을 기억하는데서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지난 일 년 동안 저에게 숨을 허락하셨습니다. 숨은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제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습니다. 어디 숨뿐이겠습니까. 이 땅에서 발붙이고 살아갈 수 있는 모든 조건들은 하나님의 은총입니다. 물, 먹을거리, 중력, 숲 등등, 그 모든 것은 값없이 주어진 은총이었습니다. 그 놀라운 은총을 제가 무엇으로 보답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빚진 사람입니다. 그 운명을 안고 당신 앞에 가게 될 것입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주님, 내년을 위해서는 어떤 특별한 기도를 드리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당신의 뜻이 무엇인지를 조금이라도 더 알아갈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저의 영혼을 맡깁니다. 붙들어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지난 일년 동안 매일
저 스스로 영혼의 세수를 한다는 자세로
서툴지만 나름으로 최선을 다해서 기도문을 썼습니다.
몇몇 분들이 이 기도의 순례길에서
저와 친구가 되어주셨습니다.
제가 아는 분도 있고 모르는 분도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도 있고 외국에 계신 분도 있습니다.
그분들은 모두 저의 도반입니다.
기도를 단 일년으로 마치는 건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기도의 영성을 놓치 않고
깨어있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기도마저 잊어버리고
주기도를 응얼거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년부터는 '기도' 형식이 아니라
'묵상' 형식으로 영혼의 노래를 매일 부를까 합니다.
그동안 매일 기도에 함께 해주신 친구 여러분께
중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몇 시간 남은 금년 잘 보내시고,
내년에 환한 얼굴로 다시 보겠습니다.
모든 다비안들께
주님의 은총이 내년에도 늘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