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번제 의식

조회 수 1115 추천 수 0 2017.07.05 21: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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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번제 의식

 

22:1-14절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이삭 번제 시도 사건은 구약성경에서도 아주 드문 이야기다. 딱 한번 사사 입다 이야기에 나온다. 입다는 전쟁에서 이기고 집으로 돌아갈 때 자기를 환영하러 나오는 사람을 하나님께 번제물로 바치겠다고 서원한다. 미친 서원이다. 그는 아마 자기 종들 중의 하나가 먼저 나올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입다의 무남독녀가 나왔다. 딸은 두 달의 말미를 얻어 친구들과 산에 들어가서 지내다가 돌아온다. 입다는 딸을 번제물로 바쳤다고 한다(11:39).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이 입다의 이 행위를 옳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이야기가 구약성경에 기록된 것은 다른 영적인 의미가 있는 게 틀림없다. 이런 보도를 사실로 읽으면 오독이다. 신약성경인 히브리서 역시 입다를 다른 구약의 영웅들과 한 묶음으로 받아들인다.

고대 가나안에는 어린이 번제 의식이 실행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아브라함의 이삭 번제 시도 이야기를 어린이 번제 의식으로부터 짐승 번제 의식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본다. 고대인들은 절체절명의 운명을 지탱하기 위해서 어린이 번제 의식을 행한 것으로 보인다. 신의 진노를 이런 방식으로 풀어보자는 생각의 발로였을 것이다. 이런 의식이 실제로는 그렇게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성인 번제 의식은 고대 여러 지역에서 행해졌다. 우리나라 전설에는 처녀를 신에게 바치는 이야기가 있다.

현대인들의 시각에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의식이지만 생존 자체가 절망적이라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 한다. 고대인들은 일종의 전쟁터에서 살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6.25 피난 시절에 실제로 벌어진 이야기라고 한다. 여러 가족이 인민군이 지나가는 길 옆의 숲에 숨어 있었다. 발각되면 모두 죽는다. 어린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부모는 아이의 목을 조를 수밖에 없었다.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도 민족 전체가 생존하는가, 멸절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었다. 여호수아가 여리고와 아이 성을 공격하면서 남녀노소를 멸절하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인들도 어떤 면에서는 어린이 번제 의식을 반복한다. 어린이들을 공부의 노예가 되게 하는 것이 그런 거 아니겠는가. 어릴 때부터 경쟁을 삶의 원리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도 그렇다. 그들의 삶이 훼손되는 것은 고대인들의 어린이 번제와 같다. 표면적으로 그걸 사랑이라고 말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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