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는 다쳐도 금방 나았는데
요즘은 작은 상처도 오래 간다.
얼마 전에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자다가 나도 모르게 가려워서 한쪽 발뒤꿈치로
다른 발목 근처를 심하게 긁었다.
며칠 뒤에 보니 화상을 입어
피부가 부풀어 오른 거와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커다란 물집에 생긴 것이다.
손톱으로 물집을 터뜨리니 생각보다 많은 액체가 흘러내렸다.
시간 지나면 아물려니 생각하고 그냥 지냈는데
며칠 뒤에 보니 오히려 상처가 깊어졌다.
웃음이 났다.
얇은 피부가 버껴져서 물집이 생긴 것 뿐인데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게 말이다.
오늘 사진을 찍었다.
겉으로보면 상처부분이 괴사하는 것 같다.
약을 처방하지 않고 그냥 지냈다.
이유는 두 가지다.
1) 일단 크게 아프지 않았다.
2) 내 몸이 균과의 싸움을 버텨낼 수 있는지를 보고싶었다.
지금도 별로 아프지는 않다.
상처 부위에 손을 대면 열기가 나긴 한다.
후시딘 비슷한 연고를 바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나는 내 몸을 믿는다.
내 몸에는 수백만년 내려온 진화의 힘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균들과 싸웠고,
다른 종들과도 생존 경쟁을 거쳐온 호모사피엔스의 능력이 남아 있으니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약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니 면역력도 떨어지고
관절도 탄력이 떨어지고 피부도 힘을 잃는다.
내 망막에는 여전히 몇개의 점들이 남아 있다.
2년 쯤 전에 그렇게 시작되었는데
더 늘어나지 않아 다행이다.
모든 노쇠 현상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흙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니...
2월18일에 찍은 사진이다. 많이 아물었다. 내 백혈구가 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딱지가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만사 오케이다. 기도 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려요. ㅎㅎ
20여년 전에 1톤 트럭이 비포장 비탈길에서 올라가지 못해 여러명 중에 한 명으로 뒤에서 밀어주다가 회전하는 뒷바퀴에 의해 튕겨나온 돌멩이에 정강이를 맞은 적이 있었지요. 당시에 상당한 아픔이 있었지요. 그때 맞은 정강이가딱 정목사님 정강이 상처처럼 되었어요. 약을 먹지도 바르지도 않고 세월을 보냈는데요. 그때 당시 젊어서 그런지 상처는 아물었는데, 한 동안(약물치료를 하지 않음) 상처 부위가 주기적으로 간질거리고 항상 딱정이가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더군요. 자연치료가 안된다 싶어서 약국에서 후시딘 같은 피부치료제를 구입해 바르니까 순식간에 낫더라고요.
병원은 아니더래도 약국에는 가셔서 치료를 하셔야지요. 믿는도끼에 발등 찍힐수도 있어요.ㅎ
염증 생길수도 있을거 같은디요.
어여 약국 아니면 병원 가보세요.
낼 너머가면 문도 안열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