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22일 길가에 떨어진 씨

조회 수 3603 추천 수 40 2007.01.22 08:55:32
2007년 1월22일 길가에 떨어진 씨

뿌릴새 더러는 길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고(막 4:4)

예수님의 이 비유에 등장하는 농부는 전문적인 농사꾼이 못 되는가 봅니다. 그가 뿌린 씨 중에서 길가에 떨어진 것들이 있다고 하니 말입니다. 흙을 부드럽게 쟁기질을 한 다음에 씨가 들어갈 구멍을 만들어서 그곳에 정확하게 씨를 뿌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쩌면 고대 유대인들의 농사 방법이 제 상식과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한 겨리의 소가 고랑을 내고, 씨 뿌리는 사람은 뒤 따라가면서 손으로 대충 휙휙 뿌리다 보면 길가에 떨어지는 씨도 제법 나오겠군요.
길가에 떨어진 씨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15절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말씀을 들었을 때에 사탄이 즉시 와서 그들에게 뿌려진 말씀을 빼앗는 것”이라고 합니다. 말씀이 떨어진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척박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사람의 얼굴이 다양하듯이 마음도 역시 가지각색입니다. 어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고, 어떤 사람은 냉정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사람도 있고, 자기만 아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마음은 타고나는 걸까요, 아니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걸까요. 어느 것이 결정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겠군요. 천성적인 부분과 후천적인 부분이 서로 맞물려서 마음이 결정되겠지요.
오늘 성서가 말하는 길가를 단순히 교회에 다니는가 아닌가의 기준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교회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 중에도 길가와 같은 마음의 소유자들은 많습니다. 교인들끼리도 대화가 안 되는 일이 많습니다. 간혹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들은 세상 사람들보다 더 감정적으로 싸웁니다. 상대방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런 마음이 길가입니다. 믿는 사람들의 마음이 길가라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breathe

2007.01.22 17:54:53

목사님 저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에서 길을 묘사하려니 구체적 형상이 떠오르지는 않습니다만...
길이면 좁은 길도 있고 넓은 길도 있다고 하셨으니 그것도 마음을 묘사한 것이고요. 나를 움직이는 건
마음이니 마음에 길이 있다는 거겠지요. 사람마다 다른 마음들...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길 그 길에서
누군가를 만나 대화를 했을 때 대화가 안되는 경우도 있고 언뜻 잘 통하는가 싶은데 깊이 들어가면
아니다 싶은 경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타인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을 놓고 판단도 하고
비난도 했었습니다만 지금은 죄악의 정체를 알고나니 내 마음을 자꾸 길가로 또는 가시밭길로
돌짝밭길로 끌고가는 고얀 도둑부터 분별하려는 자세와 지혜가 주어집니다. 계명이야 오죽 외웠겠습니까만
율법으로는 고쳐지지 않던 그 길 저의 의지로는 피할길이 없었던 거죠.

목사님, 저는 지금 쟁기질하고 있는 것 맞겠지요? ㅎ
profile

[레벨:100]정용섭

2007.01.22 23:31:31

브레쓰 님,
영혼의 쟁기질이라,
멋진 표현이군요.
그게 쉽지 않은 일이지요.
나도 쟁기질 하는 자세로 살아보렵니다.
그런데 실제로 쟁기질은 할 줄 아세요?
저는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값싼 밭이 있으면 한 귀퉁이 사서
농사 지을 생각이 굴뚝 같습니다.
사실은 이번 봄 부터 실천할 생각이었는데,
요즘 뜻하지 않게 일들이 좀 많아져서
아무래도 이 계획을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네요.
감자, 옥수수, 고구마, 배추는 직접 경작하고,
쌀 농사는 못하니까 돈으로 사고, 하면
대충 일년 먹고 사는데 큰 돈은 들지 않는 거 아닌가요.
너무 낭만적인 생각인가?

[레벨:5]오영숙

2007.01.23 07:34:17

저는 땅을 살 돈이 없지만, 주변의 버려진(?) 땅을 주워서 푸성귀를 길러 보았습니다. 올해부터는 교회의 담당부서인 아동부 어린이들과 함께 할 밭을 구해 놓았지요.
함께 농사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씨 뿌리는 비유를 말하면, 더 잘 이해하게 되겠지요?
주의 은총이!! ㅎㅎㅎ

breathe

2007.01.23 07:58:20

목사님, 저도 저도 그렇습니다. 꿈이 같아요. 대충 일년 먹고 살겠다는 목사님의 영혼에 온통 주님이 가득 채워졌겠네요.^^ 쟁기질을 제가 어찌 해봤겠습니까. 울아부지가 하시는 거 어렸을 때 봤지요. 차창룡 시인의 시집을 보면 쟁기질하는 아부지를 묘사한 시가 있어서 읽은 기억도 납니다. 오영숙 님, 안녕하세요.
전도사님이신가 싶은데요. 멋진 주님의 종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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