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6일(화)

누가복음 기자는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 당시에

다른 두 사람도 예수님과 똑같이 십자가형을 당했다고 전한다.

그들을 우리말 성경은 ‘행악자’로,

공동번역은 죄수로 표현했다.

이런 표현은 오해를 불러오기 쉽다.

그들은 단순한 폭력사범이 아니다.

단순한 폭력사범이었다면 다른 방식으로 처벌을 당했어야만 했다.

십자가 처형은 당시 무소불위의 패권을 행사하던

제국 로마 정권에 저항한 이들에게 내려지는 형벌이다

왜 예수님은 그런 이들과 함께 십자가 처형을 당하신 걸까?

예수님이 반로마 혁명을 주도하지 않으셨다는 건 분명하다.

현실 정치에 깊숙이 개입해달라는 제자들의 요청이 있었을 때

당신의 나라는 이 세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언하실 정도였다.

예수님이 모함을 받았을 개연성도 생각해볼만 하다.

복음서 기자들은 유대교 고위 성직자들이

예수님을 로마 당국에 고발했다고 보도한다.

이것은 그렇게 객관적으로 확실한 사실이라고 보기 어려운 일이다.

설령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해서

로마 당국이 충분한 사법적 판단 없이

예수님에게 십자가형을 선고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문제는 아주 복잡하니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말자.

예수님이 행악자들과 함께 십자가 처형을 받았다는 사실은

당시 예수님도 그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는 의미다.

대다수 예루살렘 주민들은 예수님을 행악자로 본 것이다.

그런데 초기 기독교인들은 바로 그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 최후의 심판주로 믿었다.

예수님을 통해서 그들이 무슨 경험을 했기에

이런 믿음의 세계로 들어간 것일까?

이걸 아는 게 기독교 신앙의 모든 것이다.